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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이 오래도록 남는 근래 보기 드문 수작! 영화 <산이 울다>

  • 입력 2016.05.16 23:38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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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 남궁선정 기자]
  1988년 한국 작가 조정래가 『태백산맥』으로 수상하기도 한, 중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중국 루쉰문학상을 2005년에 수상한 거쉬핑(Ge Shui-ping)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산이 울다>는 중국의 한 폐쇄적인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비극적인 사건에 휘말린 한 여성과 그녀를 좋아하게 된 한 남자의 가슴 절절한 사랑을 그린다.
  1984년 중국의 산골마을. 마을 청년 한총(왕 쯔이)이 오소리를 잡기 위해 설치해 놓은 폭약을 갓 이주해 온 라홍(여 애뢰)이 잘못 밟아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한다. 마을 원로들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대신 한총이 라홍의 언어장애인 아내 홍시아(량 예팅)를 돌보도록 한다. 한총은 홍시아를 보살피면서 점차 그녀에게 이끌리기 시작하지만, 그들의 사이를 질투하는 과부 친화(진 구오)와 마을 사람들과의 갈등은 점점 커져간다. 그리고 홍시아의 어두운 과거가 밝혀지고, 영화는 예상치 못한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산이 울다>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래리 양 감독은 "소설 속에서 알 수 없는 힘을 느꼈다. 그 감동과 아름다움을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영화화의 계기를 밝힌만큼 영화는 고요한 힘을 가지고 관객들의 마음 속에 잔잔한 파문을 남긴다.
  말을 한 마디도 못하는 홍시아의 속내를 산 속의 하릴 없는 메아리가 대신 하여 하염없이 목 높이 토하는 장면은 관객들의 가슴을 쿵하고 떨어뜨린다. 부지깽이로 대야의 밑바닥이 구멍나도록 쳐대서 '말'이 아닌 외침으로 속을 토해내는 그녀의 말 못할 설움은 영화가 끝나도록 마음 속에 여운을 전달한다.
  중국의 산 속 마을, 폐쇄적인 배경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아낸 할리우드 최고의 촬영감독 패트릭 머기아는 천혜의 풍광과 감동을 관객들에게 선물하고, '말'보다는 몸짓으로 감정과 속내를 표현하는 두 배우의 수려한 연기는 내러티브에 진정성을 부여한다. 
  그리고 홍시아와 한총의 사랑을 차분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감독의 연출은 '희생'으로 귀결되는 둘의 고귀한 '사랑'을 여운 깊게 담아낸다. 홍시아와 한총의 사랑은 사랑에 대한 열망으로 '희생'을 선택하는 두 남녀의 사랑으로 눈물을 가슴에 담는 감동을 준다.
  성토하며 토해내어 감정을 폭발시키기 보다는 가슴 속에 묻고 묻어서 답답하게 속을 꽉 채운 후 긴 한숨으로, 또는 피치못할 날숨에 섞인 눈물 한방울로 속내를 표현하는 홍시아를 연기한 량 예팅의 연기는 대사 한마디 없이 눈빛과 얼굴 표정, 크지 않은 작은 몸짓으로도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한없이 여린 말 못하는 여인 홍시아를 지키고자 몸부림치는 어수룩하고 단순한 산골청년 한총을 연기한 왕 쯔이는 사랑에 눈을 뜨며 점차적으로 강인해지는 한총 캐릭터를 빙의라도 된 듯이 연기한다.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보인 <산이 울다>는 연기, 연출, 스토리가 완벽하게 갖춰진 웰메이드 러브스토리로 영화 상영이 끝난 뒤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로 찬사가 쏟아진 작품이다. 뛰어난 영상미와 더불어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는 영화 <산이 울다>가 근래에 보기 드문 수작이라고 칭할 수 있을만큼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산이 울다>는 중화권보다 국내에서 먼저 개봉하며 5월 25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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