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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현대의 가족 주소. 영화 <고령화 가족>

  • 입력 2013.04.30 11:23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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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 가구수가 늘어나는 것처럼 늘어가는 고령화 가족의 속내를 다룬 송해성 감독의 영화 <고령화 가족>은 천명관의 동명소설 [고령화가족]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세련되지도 쿨하지도 못한 가족의 이야기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 소설 [고령화가족]은 2010년 발간 당시 ‘가족’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제시하며 다양한 독자층의 뜨거운 반응과 지지를 이끌어낸 바 있다.    영화 <고령화 가족>은 평균연령 47세, 나이값 못하는 총체적 난국인 캥거루 족 큰아들 한모(윤제문), 영화 데뷔작을 실패해 엄마 집에 눌러 앉은 패러싱글 둘째 아들 인모(박해일), 그리고 연애감성이 지나치게 발달해 이혼하고 딸 민경(진지희)와 함께 엄마 집에 다시 들어온 막내 딸 미연(공효진)을 자식으로 둔 69세의 엄마(윤여정)의 가족 이야기를 다룬다.
  남부러울 것 없는 가족구조지만 이 가족에게는 범접하지 못할 남다른 사연이 있다. '엄마'는 자식들의 허물을 다 알고 있어도 절대로 자식들의 허물을 발설하지 않는다. 오로지 가족의 사랑과 평안을 위해 입술 꾹 다물고 자식들이 먹을 고기 반찬을 묵묵하게 구울 뿐이다. 시끄럽고 바람잘 날 없지만 '엄마'가 지키고 있는 집에는 보이지 않는 끈끈한 유대감이 살아있다.   찬란한 가족의 다사다난한 일상이지만 영화 <고령화 가족>은 관객들로 하여금 재미있게 깔깔 웃다가도 성인가요 가사마냥 꺾어지는 굴곡처럼 진한 울음을 물고, 목 놓아 우슨 서러움도 녹아 있다. <고령화 가족>은 감정의 고저가 생생하게 살아있어 위기를 겪은 가족이 다시 찾은 행복으로 감격에 겨워 눈물 콧물 쏙 빼게 만드는 가족구성원 모두의 굴곡을 담아낸 영화이다.
  확실히 송해성 감독은 관객을 웃기고 울리는데 일가견이 있는 연출 감각을 자랑한다. 전작에서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경험이 있는 송해성 감독은 “흔히들 가족 이야기는 뻔하다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모든 집안의 속내를 들춰보면 결코 뻔하지 않다. 그 안에는 수없이 많은 부딪힘과 그것에 내포된 무수한 의미들이 존재한다”며 자신만의 내밀한 통찰력으로 영화 <고령화가족>을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숨기고 있었던 가족의 속내를 낱낱히 펼쳐 보인 영화 <고령화 가족>은 변신의 귀재 박해일, 캐릭터 싱크로율 100% 윤제문, 묵직한 존재감을 가진 윤여정, 뚜렷한 개성을 지닌 공효진 등 각 캐릭터를 맡은 배우들의 딱 들어맞는 연기가 볼수록 매력적이다.
  이 '고령화 가족'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관객은 웃고 있지만 눈물을 흘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정도로 영화는 웃음과 울음이 함께 살아있어 보는 사람의 입장으로서는 고마운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힘들 때 서로를 보듬어 주고, 미우나 고우나, 웬수나 동지나 가족은 가족이다. 서로 피 튀기며 유치한 일로 싸우고 등을 휙 돌리다가도 결국 돌아갈 곳은 '집', 가족 모두가 편히 두 다리 쭉 펴고 쉴 수 있는 '엄마'가 있는 집이다. 굴곡진 우리 삶의 실사영화 <고령화 가족>은 5월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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