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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위의 여자] '막장' 판단은 시청자의 몫, 가족극 위해 끝까지 간다

  • 입력 2016.04.06 11:37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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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지난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한 호프집에서 SBS 일일 아침드라마 ‘내 사위의 여자’의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안길호PD와 젊은 주역들 서하준, 양진성, 장승조가 참석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취재진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내 사위의 여자’는 아들같이 여긴 사위를 우여곡절 끝에 장가보낸 장모와 그 사위와 결혼한 여자의 슬픈 운명으로 인해 벌어지는 갈등과 증오, 화해와 사랑의 과정을 그린 드라마로, 복잡한 인물관계가 흔한 막장논란을 불러올 법 하지만 설득력 있는 전개와 극중 가장 큰 갈등의 중심에 있는 박수경(양진성 분)이 ‘모닝 비타민’으로 불릴 만큼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뿜고 있어 아침 안방 시청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이날 취재진들과 가깝게 만난 안길호PD와 배우들의 모습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고 촬영현장에서의 모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귀띔하기도 했다.

안길호PD는 극중 인물관계에 있어서 막장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막장이라는 단어 자체가 조심스러운 부분이기는 하다. 막장이냐 아니냐는 설정을 얼마나 가지고 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은데 아직은 조심스럽다. 논란에 있어서 우리가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이 맞을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제작진에서는 나름 표현 자체를 최대한 설득력 있게 가보자는 것이 우선이었고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이 들거나 눈살이 찌푸려지지 않는 선에서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스스로 막장이다 아니다, 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보시는 분들이 그렇게 봐주셔야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며 낮은 자세를 보였다.

그러면서 “최대한 자극적이지 않게 가려고 가족극의 형태를 많이 끼우고있다. 지금 추구하는 드라마톤은 강한 설정이나 강한 자극성보다는 편하게 볼 수 있는 가족극을 추구하고 있어서 내용상 설정은 다소 자극적이더라도 표현은 덜 자극적으로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처음에 작가님하고 혼전임신과 겹사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무겁고 어렵게 가면 보기 불편할 수 있으니 좀 밝게 갔으면 좋겠다고 얘기했고, 엄마와 딸의 부분에서는 좀 진지하게, 그 외에 남편과 주변 어른들과의 부분에서는 최대한 코믹스럽고 가볍게 가져가고자 했다. 그렇다고 사회적으로 가벼운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극에 등장하는 소재와 에피소드가 워낙 다양해서 배우들 자체도 연기에서 무겁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아직 결말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가급적 청량감이 있는 엔딩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 해서 해피엔딩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는 개연성 없이 자극적인 사건만 나열하는 막장식 전개를 탈피하고 각 인물에 최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전체적으로는 밝은 가족극의 형태를 보이고자하는 제작진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극중 서하준(김현태 역), 양진성(박수경 역) 사이 삼각관계로 등장하면서 악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장승조(최재영 역)는 악역으로 분하고 있는 스스로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벌써 60회를 넘겼는데, 모니터를 하면서 계속 인상 쓰고 짜증내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 스스로 굉장히 힘들었다. 난 그런 사람이 아닌데, 저렇지 않은데. 그런 생각이 들면서 괴롭기도 했다(웃음). 해서 황영희 선배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풀어야 된다고 갖고 있으면 안 된다고 하시더라. 그런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자꾸 빠져나오려고 했다. 헌데 또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더 집중하려고 하는 부분이 있어서 거기에서 오는 딜레마를 느끼기도 한다. 집중을 하면서도 그러면 또 힘들어지고, 그것과 싸우는 것이 이번 연속극에서 넘어야 될 산이 아닌가 싶다. 단순히 못된 모습, 장르상 과장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고, 어떤 선을 타야 될까, 최대한 밉상으로 오버해야 하나 아니면 꾹 누르면서 가야하나 그 선타기에서 고민했는데 지금도 그 고민은 계속되고 있어서 막장인 듯 아닌 듯한 그 선에 대해 감독님과 출연 배우분들과 함께 조율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해 눈길을 모았다.

‘모닝 비타민’ 양진성은 행사에서도 활력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해 현장의 분위기를 한껏 편안하게 이끌었다. 양진성은 “드라마가 중반을 넘으면서 힘듦이 몰려오고 있다. 앞으로 엄청난 고난을 앞두고 있어서 사실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웃음). 일일드라마다 보니까 미니시리즈보다 더욱 캐릭터와 붙어 있는 것 같다. 4-5개월 수경으로 살다 보니까, 대본을 받고 촬영을 할 때도 연기하는 걸 넘어서 수경과 빙의된 심정으로 지내고 있기 때문에 뭔가 수경이에게 시련이 오면 이 신을 잘 표현해야 되겠다는 생각보다도 먼저 마음이 쪼여오고 쫀득해지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모닝 비타민’이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하다. 연기를 잘한다는 말씀은 역할로서도 좋지만 그런 수식어를 만들어 주신 부분에서는 또 다른 면으로 기분 좋다. 그런 에너지를 드릴 수 있는 게 감사하고 좋은 것 같다. 배우가 연기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동화되고 체화되는 부분이 있어서, 지금은 수경이가 신혼이다 보니 뭔가 양진성도 같이 해피해지는 부분이 있어서, 나에게도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하준은 양진성에 대해 흡사 ‘엄마’ 같단다. “양진성 씨가 워낙 주변을 잘 챙긴다. 일명 오지랖이 넓다. 내 것 하기도 바쁠 텐데 촬영현장에서 누가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으면 자신도 걱정을 하면서 되게 친해지고, 소위 당 떨어졌다 싶은 분위기에서는 분위기를 다 챙기면서 말 한 마디라도 힘내라고, 그런 부분이 진짜 엄마 같고 사람 자체가 통이 큰 것 같다.”며 양진성의 남다른 인간적인 면모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서는 “현태는 극중 인물들의 관계를 모두 알고 있으면서 중간에서 다른 인물들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때 그 사이를 풀어주는 유한 인물이어서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모든 걸 다 이해할 수 있을까, 연기하면서도 공감대가 새겨져야 되는데 그런 부분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배우가 이해하지 않고 연기를 하면 이상해져버리니까 처음엔 되게 고민이 많았다.”며 “사실 체력적으로는 어떤 작품이나 똑같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 했고, 문제는 이 역할을 어떻게 잘 보여줄 수 있을까, 그 고민 하나로 시작하게 된 것 같다. 아직까지도 숙제로 여겨지고 있고, 잘 풀어가려고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양진성과 서하준은 극중 신혼부부로 분하고 있는 만큼 현장에서도 남다른 호흡을 유지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먼저 양진성은 “우리끼리는 이미 다들 극중 캐릭터들과 동화돼서 서로 이름을 부를 때 캐릭터 이름을 부르는데, 오늘 이 자리에서 하준 씨가 진성 누나라고 하니까 되게 어색하다(웃음). 나 역시 현장에서는 그냥 ‘남편’이라고 부른다.”고 운을 떼며 “지금은 진짜 가족 같이 편하다. 서하준 씨는 실제 한 살 동생인데 오빠 같은 느낌이 있다. 듬직하고 의지할 수 있는, 되게 상남자 같은 매력이 있고 그러면서도 아주 섬세한 부분이 있어서 촬영할 때도 저절로 심쿵하게 한다.”고 전했다.

이에 서하준은 “우리끼리 현장에서 우스개로 안타깝다고 말하는 것이 결혼하기 전에 좀 더 ‘꽁냥꽁냥’ 하다가 결혼했으면 어땠을까 아쉽기도 하다(웃음). 결혼부터 빨리하게 됐는데, 결혼 전에 그런 모습이 더 많이 있었다면 이후 시련이 닥쳤을 때 그걸 이겨나가는 부분이 더 크게 보이지 않을까 했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고 화답했다.

이어 두 배우는 선배 연기자 박순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서하준은 "박순천 선배님은 진짜 열정이 대단한 분이시다. 리딩을 하면 늘 신의 중요성을 얼마나 강조하시는지 젊은 연기자보다 더 질문이 많으시고 열정이 대단해서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 아직까지 그렇게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정말 존경스럽고 배워야 할 점인 것 같다."고 말했고, 양진성은 "그 순수한 열정이, 우리 후배들이 힘들고 지칠 때 동기부여를 해주시는 것 같다. 뭔가 다시 끌어올려주시고, 매번 촬영에 쫓기면서도 분석하시고 우리에게도 '이럴 때 어떻게 읽었니 저럴 땐 어떻게 생각하니' 하시면서 같이 많이 얘기를 하시고, 감독님과도 대화를 굉장히 많이 하시고, 정말 대단한 분이시다."며 존경을 표했다.

안길호PD는 현장에서의 에피소드로 황영희의 활약(?)을 전하기도 했다. "황영희 씨가 욕을 참 차지게 잘 하신다. 수위가 높을 때는 자제하게 하기도 하는데, 애드립을 즐겨 하셔서 과할 때는 편집에서 많이 자르고 있는 편이다. 오히려 애드립을 했을 때 주변 배우들이 너무 많이 웃어서 방송에서 쓰지 못해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내 사위의 여자'는 제목에서부터 다소 자극적인 분위기를 품고 있지만 이들은 적어도 '막장'이라는 오명을 갖지 않기 위해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최종적으로는 커다란 포맷은 다소 무거울지라도 밝고 경쾌한 가족극을 그리고 있다는 것. 또한 현장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배우들의 열정이 맞물려 극 중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이제 중반을 넘어선 '내 사위의 여자'가 최종적으로 어떤 가족극을 그리게 될지, SBS 일일 아침드라마 ‘내 사위의 여자’는 매주 평일 오전 8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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