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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하게 파고드는 99%와 1%의 차이! 영화 <라스트 홈>

  • 입력 2016.03.17 00:22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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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 남궁선정 기자]
  3년 전 타계한 저명한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로부터 "세기의 감독"이란 찬사를 받은 라민 바흐러니 감독의 신작 <라스트 홈>(원제: 99homes)는2008년 부동산 대공황 사태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며 화려한 숫자놀음 뒤에 감춰져 있던 상위 1%와 그 아래를 바치는 99%의 차이를 치밀하고도 밀도 높게 파고든다. 최근에 개봉한 <빅쇼트>가 미국 주택담보시장의 부실 징후를 미리 알아채고 이를 이용해 수십 조원을 벌어들인 투자자들의 성공담을 그린 영화라면, <라스트 홈>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일게 된 사람들에 초점을 맞춘다.
  가족들을 위해 막일도 마다 않고 성실하게 살아온 청년 데니스 내쉬(앤드류 가필드)는 주택 대출금 연체로 단 2분만에 홈리스로 전락한다. 가난했던 아버지를 닮지 않기 위해 밑바닥에서부터 악으로 올라선 냉혈한 부동산 브로커 릭 카버(마이클 섀넌)는 그런 데니스의 약점을 모두 간파하고 방황하던 그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 들인다.    릭으로부터 부조리한 시스템을 이용하는 법을 배운 데니스는 뺏기던 자에서 빼앗는 자로 180도 다른 인생을 시작하고 올랜도 전역의 집 1,000채를 매매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빅딜을 손에 쥐게 된다. 그러나 거래를 성사 시키기 위해선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 을 30일 내에 거리로 내쫓아야 하는데...
  베니스, 칸, 선댄스, 베를린이 주목한 라민 바흐러니 감독은 2008년 <굿바이 솔로>로 베니스 영화제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감독은 <라스트 홈>을 연출하기 위해 관련 기사를 모조리 읽고 그 속에서 이야기의 배경과 캐릭터를 찾아내며 충격적인 실화와도 같은 이야기를 엮어 나갔다.
  99%를 상징하는 데니스 내쉬와 1%를 상징하는 릭 카버는 영화의 제목과 절묘하게 맞물린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100명 중 1명만 방주에 오르고, 나머지 99명은 가라 앉는거야"라는 대사가 있듯이 상위 1%와 하위 99%의 차이는 영화의 원제가 '99 homes'임을 생각하면 그 대사는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영화는 평생 성실하게 일하며 자신의 아들과 어머니가 생존하는 것만을 위해 살아왔지만 마지막 남은 집까지 빼앗긴 데니스 내쉬가 오직 자신의 소중한 집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다른 이의 소중한 것을 빼앗는 부동산 브로커로 변해가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릭 카버는 1%에 속해 있는 여유로 데니스를 온갖 감언이설로 구슬리며 남을 짓밟고 올라올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든 수단을 가르친다. 그리고 데니스 내쉬는 릭 카버의 기대대로 자신들의 집에서 평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그들의 집으로부터 퇴거시키는 일을 수행한다.
  부조리하게 집을 빼앗긴 데니스는 부조리한 방법으로 타인의 삶을 짓밟는 일에 갈등하지만 곧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생각하며 하위 99% 속해있던 삶에서 상위 1%로 올라가는 꿈을 꾼다. 하지만 데니스의 갈등은 더욱 깊어져만 가고 미세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라스트 홈>으로 LA비평가협회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고,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부분에 노미네이트된 릭 카버를 연기한 마이클 섀넌은 승자만을 위해 존재하는 나라에 편승하기 위해 서민들을 내쫓는 냉혈한 부동산 브로커로 그가 지금까지 연기해왔던 캐릭터를 모두 잊게 할 만큼 강렬한 매력으로 스크린을 장악한다.
  청춘스타에서 전세계의 영웅으로 성장한 앤드류 가필드는 영화의 제작까지 맡으며 <라스트 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이며 색다른 변화를 도모한다. 스릴러 영화보다 더 위협적인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99%와 1%의 차이를 치밀하게 파고드는 영화 <라스트 홈>은 4월 7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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