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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향해 살아가는 인간의 고독을 그리고 있는 영화 <홀리 모터스>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죽음에 대한 성찰
남궁선정 기자  |  zenos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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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3.24  11: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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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리 모터스>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폴라X> 이후 13년 만에 만든 장편 영화다. <홀리 모터스>에서 오스카가 연기하는 아홉 개의 삶, 돌발적으로 일어난 노상 살인극, 옛 연인 진(카일리 미노그)과의 우연한 만남을 보고 있노라면 각기 다른 스타일의 영화 십 수 편이 한데 묶여 있는 것 같다. 모션 캡쳐 전문 배우의 에피소드로 CG를 적극 활용한 영화의 제작 과정을 훔쳐보는 것은 물론(이 에피소드는 그 자체로 황홀하면서도 관능적인 시각적 충격을 선사한다) 걸인, 광인, 아버지, 아코디언 연주자, 암살자, 희생자, 죽어가는 남자, 집 안의 남자 등 영화는 관객들에게 다양한 인생을 보여준다. 광인의 에피소드에서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2008년에 연출한 옴니버스 영화 <도쿄!> 중 <광인>의 주인공 광인(드니 라방)을 이번엔 도쿄가 아닌, 프랑스 묘지 지하도에 풀어놓는다. 아코디언 연주자의 막간극에서는 심장을 쿵쾅거리는 행진곡을 연주하고, 암살자와 희생자의 에피소드는 간담 서늘한 느와르로 변한다. 오스카가 옛 연인 진과 재회하는 순간 영화는 애수 어린 뮤지컬이 된다.  
   
▲ 아름다운 크리쳐를 연기하는 두 사람
  오스카가 연기하는 아홉 개의 역할은 그대로 삶의 아홉 가지 단면이 된다. 그 중에서도 아버지, 죽어가는 남자의 에피소드와 옛 연인 진을 만나는 장면에서 영화는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누구나 마주칠 수밖에 없는 고독과 슬픔을 포착한다. 인생의 고독에 대해서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자신의 이야기를 보다 직접 드러내는 대목도 있다. 암살자와 희생자 연기를 마친 오스카가 리무진에서 분장을 지우고 있을 때 오스카의 맞은편, 그림자 속에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낸다. “여전히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세요? (중략) 이제 못 믿겠다며 불평이 들어와요. 난 당신 작업을 좋아하지만 몇몇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가 뭔가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이 대목에서, 장편 영화를 발표하지 않았던 지난 13년 동안 자신이 느꼈던 불안과 고독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 죽어가는 노인을 연기하는 오스카
  하지만 영화는 아름답지 못해서 슬프기까지 하다. 우리 모두가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간이라면 누구나가 알고 있다. 때로는 자신을 속이고, 때로는 남을 속이면서 삶의 시간을 재촉한다. 언제나 아름다울 수만은 없는 인생이지만 그 사실을 적나라게헤 반추하는 영화는 관객들에게 아픈 사실만을 주지시킬 뿐이다. 마치 추악한 악인이 적나라한 자신의 얼굴을 눈 앞에 들이미는 것처럼...
  청춘을 한껏 누리는 젊은이들에게 '죽음'을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그들에게 '죽음'이라는 화두는 추상적이며 미지의 것일 뿐이지 자신의 삶에 포함된 과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청춘을 누리는 자들은 죽음도 삶의 과정이라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한다'. 
   
▲ 흥겨운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행진하는 오스카
  청춘은 '인생을 누리는 것'이지, 인생이 죽음에 다다르는 것이라고는 쉽사리 생각하지 못한다. 레오 카락스 감독은 청춘이 아닌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인생 경험자들에게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은 듯하다.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는 인생과 죽음의 순간에도 인생은 고독하다고...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돌아가는 곳은 몸을 쉬일 수 있는 장소일지언정 영혼이 휴식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고 감독은 관객들에게 슬픈 사실을 노골적으로 강요하는 듯하다.
  유능한 사업가, 가정적인 아버지에서 광대, 걸인, 암살자, 광인에 이르기까지, 홀리 모터스가 멈추는 곳마다 전혀 다른 아홉 명의 인물을 연기한 드니 라방이 놀라운 영화 <홀리 모터스>는 국내에서 제한상영 등급으로 4월 4일 개봉한다.
   
▲ '홀리 모터스'에는 오늘도 다양한 인생이 오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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