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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티스트의 잔혹한 핏빛 복수.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

  • 입력 2013.03.06 10:00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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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신작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노예 신분에서 해방되어 현상금 사냥꾼이 된 '장고'가 노예로 팔려간 아내를 구하기 위해 악덕 농장주 캘빈 캔디와 숨막히는 대결을 펼치는 이야기이다. 한 흑인노예가 아내를 구하기 위한 아름답고도 잔혹한 로맨틱 영화를 구상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만의 독특한 색깔은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이미 폭스, 크리스토프 왈츠, 사무엘L. 잭슨 등의 연기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로 미국에서는 이미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는 남북전쟁이 발발하기 2년전인 1858년 장고(제이미 폭스)가 노예로 팔려 농장으로 끌려가던 중 현상금 사냥꾼 ‘닥터 킹 슐츠’(크리스토프 왈츠)를 만나고 그 자리에서 간신히 노예의 신분을 벗어나 '자유인'이 된다. 하지만 미국 남부에서는 흑인이 말을 타고 간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던 시절이기에 장고는 어디엘 가나 백인들의 적개심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장고의 대범함과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는 배짱에 탄복한 슐츠는 장고와 함께 현상금 사냥을 하고, 장고는 차츰 냉정한 현상금 사냥꾼이 되어간다.
  현상금 사냥을 하며 누구보다도 빠른 손으로 현란한 사격 솜씨를 자랑하는 장고는 예전 농장에서 함께 살았던 아내 브룸힐다(케리 워싱턴)을 잊지 못하고, 슐츠에게 아내를 구하러 가겠다는 선언을 한다. 슐츠 또한 미국 남부지역에서 만연한 흑인 노예 학대에 치를 떨며 장고의 제안에 선뜻 동의한다. 그리하여 둘은 장고의 아내 브룸힐다를 구하기 위해 남부농장의 대부호 캘빈 캔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만나러 간다.   장고의 아내 브룸힐다의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영화는 독일의 민간 구전 서사시 '니벨룽겐'의 이야기를 차용한다. 장고는 절대 악의 상징인 사악한 용을 물리치고 브룬힐데 공주를 구하는 지그프리드 왕자가 되는, 이 세상 어디에나 있을 법한 영웅 서사시의 주인공이 된다.
  다만 장고가 속한 시대는 흑인 노예제도를 합법화 했던 시기이니 절대 악의 상징은 남부의 거대 농장의 소유주인 악덕 농장주임을 뻔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독특한 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만의 독특한 감성 때문이다. B급 영화 특유의 키치적인 감성이 있는가 하면, 그의 연출력은 배우들의 캐릭터를 통해 능숙하게 내러티브를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오프닝 시퀀스와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에서부터 스파게티 웨스턴의 진한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게다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전설의 총잡이는 악당을 물리치는 훤칠하고 거친 백인 남성이 아닌 노예, 덧붙여 흑인이다. 그것도 노예제도를 지지하는 미국 남부지역에서. 이 정도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만의 비틀기식 이야기 구조가 잘 들어맞고, 흑인 현상금 사냥꾼 장고를 내세워 감독은 새로운 영웅의 모습을 스크린에 탄생시키에 충분한 이야기 구조를 탄탄하게 다져놓은 셈이다.
  여기에 연기 인생 최초로 악역에 도전해 욕망의 마스터로 잔학무도한 스포츠를 즐기는 악인의 절정을 보여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아내를 위해 총을 든 분노의 로맨티스트로 분한 제이미 폭스, 신념을 위해서라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의의 바운티 헌터 크리스토프 왈츠의 카리스마와 명연기가 더해지면서 ‘타란티노 스타일’의 볼거리는 정점에 다다른다.    총, 채찍을 활용한 강렬한 액션 장면들과 총격 장면에서는 과감한 혈흔을 잊지 않는 타란티노 스타일은 <펄프 픽션>부터 <킬 빌> 시리즈까지 매 영화마다 새로운 볼거리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확립해 온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기에 가능한 장면들이다. 
  악역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신사적인 농장주 캘빈 캔디 역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캐릭터의 향연은 영화를 즐기는 관객이라면 스크린에 꽉 짜여진 인물구도만 봐도 만족스러울 것이다. 세 배우의 숨막히는 카리스마와 유머러스한 대사, 그리고 강렬한 색채가 묘한 조화를 이루며 색다른 분위기를 전달하는 타란티노 스타일은 오락영화로서도 손색이 없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각본, 감독을 맡아 와일드 액션 로맨스라는 뉴장르 탄생을 알리며 영화 팬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각본상과 남우조연상마저 수상한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3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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