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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흥미로운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 입력 2013.02.20 17:35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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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 해원(정은채)은 학교 선생인 성준(이선균)과의 비밀스런 관계를 정리하고 싶다. 내일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는 엄마(김자옥)와 만나고 우울해진 해원은 오랜만에 성준을 다시 만난다. 그날 식당에서 우연히 같은 과 학생들을 마주치게 되고 두 사람의 관계가 알려지게 된다. 해원은 더 불안해지고, 성준은 둘이서 어디론가 도망을 가자는 극단적인 제안을 한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매번 해외 주요 영화제에 초청이 되고, 해외 유명 배우가 출연을 제의할 정도로 흥미롭다. 영화 <누구위 딸도 아닌 해원>은 감독의 모든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그렇듯이 영화 속 캐릭터들이 연기한다기 보다는 실제 존재하는 인물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정도로 사실적이다.
  해원의 엄마, 감독이자 학교 선생인 성준, 승무원으로 일하는 아는 언니 연주(예지원), 그녀와 7년 째 연애중인 중식(유준상), 미국 대학교수(김의성), 카페 손님(류덕환), 서촌을 방문한 관광객(제인 버킨) 등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은 서울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인물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준다.    해원이 만나는 이 모든 사람들은 해원의 뇌리에 깊이 자리를 잡지는 못한 채, 다만 무의식적으로 해원의 잠재의식에 달라붙은 듯 해원은 꿈을 꾸면서도 그들과의 만남을 떨쳐내지 못한다. 식당, 도서관 등에서 자주 꿈을 꾸는 그녀의 꿈은 그녀의 깨어있는 삶과 비교가 될 것인데, 그 중 어느 것도 그녀의 삶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인간의 고독과 외로움, 사랑과 괴로움을 일상의 단면처럼 툭 까놓고 보여주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는 도회적이고 시크한 이미지를 가진 제자와 관계를 갖는 찌질한 남자이지만, 사랑을 위해 쉽사리 선택을 하지 못하는 남자를 연기한다. 꾸준히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는 유준상과 예지원, 김의성은 잠깐의 등장만으로도 확실한 존재감을 인식시킨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연기하는 게 편하고, 나중에 찍은 결과물을 본 후에는 영화에 출연하길 잘했다고 말하는 만큼 홍상수 감독은 작가이자 감독으로서의 확실한 개성과 연출스타일을 자랑한다.
  단순히 홍상수 감독을 만나고 싶어 촬영장에 들른 제인 버킨은 까메오로 출연을 결정하고 흔쾌히 영화의 한 면을 차지한다. 영화에 30년만에 출연한 김자옥은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서 연기한 경험을 잊지 못할 추억으로, 홍상수 감독의 연출스타일에 최고의 만족감을 표했다.    현실의 유혹과 어려움에 흔들리기 쉬운 현대인들의 일상을 가장 잘 표현하는 홍상수 감독은 배우들이 가진 모든 매력을 잘 이끌어내고, 기존에 대중들에게 알려진 이미지가 아닌 새로운 이미지로 배우들을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지난 2월 15일 베를린 영화제에서 공개 후 해외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을 받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은 2월 28일 한국 관객들에게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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