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빛과 그림자’에게 유리한 월화드라마 판도변화!

드라마 리뷰: 빛과 그림자 11~14회

  • 입력 2012.01.18 13:27
  • 기자명 이정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화드라마 시간대에서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1월 10일자 시청률을 살펴보면, ‘빛과 그림자’ 14회의 전국 시청률은 14.7%이지만 수도권 시청률은 17.1%였다. 전국과 수도권 시청률 사이에 2.4%라는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그로 인하여 ‘빛과 그림자’가 전국 시청률에서는 동시간대 2위이지만 수도권 시청률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처럼 전국 시청률과 수도권 시청률의 순위가 다른 경우는 매우 보기 드문 케이스임에 분명하다. 이런 현상은 동시간대 최강자 자리를 줄곧 유지해왔던 ‘천일의 약속’이 종영한 이후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빛과 그림자 7~10회: 2012년의 월화는 ‘빛과 그림자’와 함께?]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천일의 약속’을 보던 시청자들이 대거 ‘빛과 그림자’로 이동한 것이다.

하지만 그 상승세가 예상과 달리 계속되지 못한 채 멈추고 말았다. ‘천일의 약속’의 후속작인 ‘샐러리맨 초한지’가 방영되기 시작하자 ‘빛과 그림자’의 상승세가 주춤했다. 실제로 8.7%(1회) ▷ 10%(2회) ▷ 10.5%(3회) ▶ 10.1%(4회)로서 이어진 ‘샐러리맨 초한지’의 시청률 추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첫 회만 한 자릿수였을 뿐 나머지는 꾸준히 두 자릿수를 기록 중에 있다. 이는 드라마가 초반부터 대박을 터트리지는 못했어도 초반부터 어렵지 않게 고정팬을 형성하였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월화드라마 시간대는 또다시 방송 3사 드라마가 모두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혼전양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천일의 약속’이 동시간대 1위를 지키고 있었던 때처럼 어느 드라마도 20%대를 넘기지 못한 채 고만고만한 상태에서 도토리 키 재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빛과 그림자’로서는 다행인 것이 동시간대에서 ‘샐러리맨 초한지’의 방송이 시작된 이후로 시청률이 주춤했을 뿐 하락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물론 ‘샐러리맨 초한지’가 첫 방송을 내보낸 날 ‘빛과 그림자’의 시청률이 14.1(10회) ▶ 12.9%(11회)로 잠시 떨어졌지만, 곧바로 15%(12회) ▷ 13.7%(13회) ▷ 14.7%(14회)의 추이를 보이며 하락했던 시청률이 만회되었다. 이런 현상은 예상과 달리 ‘샐러리맨 초한지’의 시청층이 ‘빛과 그림자’의 시청층을 잠식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실제로 ‘샐러리맨 초한지’가 시작된 이후로 시청률을 잠식당한 드라마는 동시간대의 다른 드라마였다. 당초 ‘자이언트’를 만든 팀이 다시 뭉쳐 선보이는 드라마라는 이유로 무거운 드라마일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막상 ‘샐러리맨 초한지’의 뚜껑이 열려보니 가벼운 코믹 드라마였던 것이다. 알다시피 코믹 드라마의 주시청층은 시대극-사극을 선호하는 중장년층에 비하여 젊다.

이로서 매우 흥미로운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월화드라마 시간대에서 전국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드라마가 다음 주면 종영된다. 그 이후에는 아이돌 드라마인 ‘드림하이2’가 방영될 예정이다. 아이돌 드라마의 주시청층은 코믹 드라마의 주시청층과 대놓고 겹친다. 따라서 ‘드림하이2’가 시작되면 젊은 시청층이 ‘샐리러맨 초한지’로 대거 이동하든가 아니면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엄연히 시청률 파이가 일정한 상황에서, 동시간대 경쟁 드라마로서 주시청층이 겹치는 상황이기에, ‘샐러리맨 초한지’와 ‘드림하이2’가 동시에 모두 잘 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느 쪽이 더 유리할까? 응당 먼저 시작하여 고정팬을 확보한 ‘샐러리맨 초한지’쪽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월화드라마 시간대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드라마가 종영되고 ‘드림하이2’가 새롭게 시작되면, ‘빛과 그림자’쪽으로 넘어오는 시청자와 반대로 ‘드림하이2’로 넘어가는 시청자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빛과 그림자’의 주시청층인 중장년층만큼은 이동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된다. ‘빛과 그림자’를 보던 중장년층이 아이돌 드라마를 보겠다고 채널을 돌릴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시청층이 겹치는 ‘드림하이2’와 ‘샐러리맨 초한지’는 좀 더 활발한 시청자 이동이 생겨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소한 ‘드림하이2’가 캐릭터 설명을 끝낸 후 본격적인 스토리를 전개할 4회 이후까지는 젊은 시청자들이 계속 두 드라마 사이를 오고가며 간을 보게 될 것이다. 이처럼 ‘샐러리맨 초한지’와 ‘드림하이2’가 겹치는 주시청층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이는 동안 ‘빛과 그림자’는 어부지리 격으로 홀로 치고 나갈 수 있다.

이처럼 향후 월화드라마의 판도변화는 ‘빛과 그림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잘만 하면 어부지리로 동시간대 1위는 물론 시청률 20%를 넘길 가능성마저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드라마 자체가 좀 더 재미있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아닌 게 아니라, 극본-연출-연기는 깔끔하지만 흐름-호흡이 여전히 느리다. 일례로 13회나 되어서야 ‘강기태(안재욱)’가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집안을 풍비박산시킨 원수들의 정체를 알아내었다. 그런데 막상 원수를 알아내고도 속 시원히 복수를 하지 못했다. 덕분에 ‘강기태(안재욱)’가 원수들의 정체를 안 순간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질 거라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맥이 빠져버렸으며, 이제다시 몇 회가 걸릴지 모를 지난한 복수의 과정을 지켜봐야만 하게 되었다. 이런 식의 느린 흐름-호흡은 요즘의 시청경향과는 맞지 않는다. ‘빛과 그림자’가 흐름-호흡을 좀 더 빨리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월화드라마 판도가 유리하게 돌아간다 해도 시청자들이 지쳐 나가떨어질 가능성이 많다.




※ 본 컨텐츠는 토끼풀(TalkyPool) 공식 블로그에서 제공되었습니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