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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다구로 뭉친 간큰 가족이 온다. 영화 <남쪽으로 튀어>

  • 입력 2013.01.23 23:47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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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쿠다 히데오의 인기 원작 소설 『남쪽으로 튀어』가 임순례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남쪽으로 튀어』는 제도와 관습을 벗어난 이상향을 향해 떠나는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원작에서는 과격했던 주인공의 색채를 조금 덜어내고, 현재의 한국사회에 적합한 현안과 이야기로 영화를 채우고 있다.
  너무 애쓰지 말자, 애쓰지 않아도 잘만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영화 <남쪽으로 튀어>는 할 말은 하고, 못마땅한 건 하지 않는 최해갑(김윤석)이라는 주요 캐릭터를 통해 많은 것을 전달하고 있다. 최해갑은 제멋대로 정해진 국민연금 거부, 납득할 수 없는 TV 수신료 거부, 부실한 학교 급식에 당당히 교장 면담을 요구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자유주의자이다. 여기에 공무원에게 '나라가 언제부터 국민들을 걱정했냐'며 일침을 가하고 '국민 거부'를 선언하는 등 누구나 생각해왔지만 누구도 감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얘기를 대변하는 촌철살인의 달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족들 앞에서는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든든한 가장으로, 자신의 1호팬인 아내 안봉희(오연수)와 몸소 산 교육을 실천하며 살아간다.    '대한민국 국민 안해'라고 선언한 후, 최해갑은 의무만 강요하는 국가에 반기를 들고 스스로 치외법권 지역을 만들고자 가족과 함께 어린시절 살았던 들섬으로 향한다. 이에 해갑과 봉희의 아이들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원시인같은 생활에 불평을 할만도 하지만 으레 또 그러려니 하고 아빠와 엄마의 기이한 이사를 당연히 받아들인다. 극단적이고 과격한 아빠와 절대 남편을 말리지 않는 부인 안다르크의 산교육 지침을 그대로 받아 들이는 세 아이들은 괴짜 부모의 독특한 교육철학을 이미 몸에 체득하여 세상일에 달관한 듯이 보인다.
   최해갑은 자시의 소신에 따라 이 나라의 부당한 점을 꼬집는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다가, 가족들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 어부도 되었다, 농부도 되는 기막힌 사나이로 남들과 똑같이 살지 않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유쾌한 남자로 새로운 행복의 기준을 제시하는 통쾌한 캐릭터로 그려진다.     영화  <남쪽으로 튀어>는 최해갑의 입을 통해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보다 의무만 강요하는 현재에 일침을 가하면서도 언제나 말로 벌어먹고 사는 정치인과 그 틈에서 잇속을 차리려는 기업인의 세태를 꼬집기도 한다. 그리고 현정권에서 꾸준히 문제로 재기됐던 민간인 불법사찰도 은근히 풍자하고 있다.
  영화를 보면 관객들은 '아'하고 깨달을 수 있을 정도로 영화는 곳곳에 현재 대한민국의 논란거리를 살살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는 들섬에서 발생한 사건에서 최해갑과 부인 안다르크의 고군분투로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기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해갑 식'의 통쾌한 정권 꼬집기는 약간 모자른 듯 뜨거운 사회현안을 슬금슬금 다루고, 들섬개발에 관한 내용도 후련하게 해결하기보다는 어딘가 부족하게 마무리를 짓는다.   최해갑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낸 김윤석의 배짱 두둑한 연기와 오래간만에 영화에 출연한 오연수는 남편 최해갑의 1호 팬으로 든든한 남편의 지원군을 자청하는 '안다르크'의 면모를 보여준다. 안빈낙도와 무릉도원을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비겁한 어른이 되기 보다는 후련하게 모든 걸 털고 자유를 향해 새로운 출발을 하는 최해갑의 비틀어 보는 세상살이를 다루는 영화 <남쪽으로 튀어>는 2월 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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