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한국판 첩보액션 블록버스터 <베를린>

  • 입력 2013.01.21 23:23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의 새로운 지배 체제에 맞춘 한국판 첩보액션 블록버스터 <베를린>은 사실적인 시나리오에 배우들의 연기 투혼이 빛을 발한다. 베를린이라는 과거의 유물과도 같은 상징적인 도시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는 영화 <베를린>은 김정일이 죽고 남겨진 40억 달러를 둘러싼 북한의 고위 장군과 돈과 권력에 욕심을 보이는 그의 아들 동명수(류승범), 그리고 베를린 북한 대사관의 대사와 그 곳에서 근무하는 통역관 련정희(전지현), 위험한 비밀 무기거래를 현장에서 담당하는 북한 인민 영웅 표종성(하정우),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국정원 직원 정진수(한석규)를 주요 인물로 거대한 음모를 그리고 있다.   영화는 '본 시리즈'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첩보 영화의 정석을 따르고 있다. 살아있는 살상용 액션도, 총격전도, 폭파씬도, 추격씬도 생생하게 살아있다. 북한, CIA, 모사드, 아랍 반제국주의자 등 복잡한 이해관계에 얽혀있는 각국의 첩보전도 하나의 스토리안에 녹아 있을 정도로 큰 스케일을 자랑한다.
  과거 국내에서 제작되는 첩보영화가 북한과 남한으로 경계가 제한되었었다면 영화 <베를린>에서는 하나의 작은 첩보작전이 2013년을 살아가는 현재, 러시아, 미국, 이스라엘, 아랍권이 동시에 실타래처럼 엮어드는 초국가적인 사건으로 확대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각 나라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를 이용하기도 하고, 다른 첩보단체나 비밀조직을 이용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21세기형 새로운 첩보전이다.    한국 정부도 베를린에서 북한의 비밀거래를 뒤쫓고, 북한의 무기 상대방인 아랍단체를 쫓고, 거기에 이스라엘의 모사드와 CIA가 개입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사건은 표종성을 중심으로 한 음모가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한다.
  류승완 감독의 대담하면서도 디테일한 연출과 맡은 배역을 위해 최선을 다한 배우들은 말 그대로 스크린위에서 빛이 난다. 특히 표종성 역을 맡은 하정우는 강도 높은 액션씬을 위해 위험한 액션을 몸사리지 않는다. 13층 빌딩에서 떨어지는 액션장면은 한국영화 사상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로 멋진 장면을 선보인다.
  모든 사건의 배후를 밝히려고 애쓰는 국정원 직원 정진수 역은 밀도 높은 한석규의 노련한 연기로 극의 탄탄한 중심을 제공하고, 악역으로 등장하는 류승범은 극 중 표종성과 일대일로 고난도 격투장면을 실감나게 소화한다.    다만 국제정황에 익숙치 않는 관객들에게 빠르게 지나가는 각 첩보단체의 작전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기도 전에 자막이 지나가기에 관객들은 자막을 이해하고 작전이 벌어지는 상황을 이해하기에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영화의 최고 장점인 베를린이라는 도시가 여러 언어가 난무하는 각국의 첩보전이 얽혀 들면서 관객들에게는 자막내용 습득과, 영화내용 습득이라는 두 가지를 동시에 해야한다는 압박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표종성이 처해 있는 사건의 내막을 종국에는 금새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마무리가 깔끔하다.   영화 <베를린>은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스토리와 스케일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초반 웨스틴 호텔에서 벌어지는 비밀 무기거래에서 몰아치는 액션씬부터 영화는 내내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제공하고, 헐리우드 영화 못지 않은 스케일과 액션 장면들은 이미지만으로도 여타 외화들과 비교해도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는 손색없는 완성도를 자랑한다.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는 영화 <베를린>은 1월 31일 개봉한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