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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방의 가족들이 꿈꾸는 판타지 <7번방의 선물>

  • 입력 2013.01.14 23:25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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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1년 1월 18일에 태어난 이용구에게는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딸이 하나 있다. 싱글대디이지만 용구에게는 남들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 그는 바로 6살의 지능을 가진 지적 장애인이라는 점이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은 남들보다 지능은 떨어지지만 남들과 하나도 다를 바 없이 지극정성으로 딸을 위해 사는 딸바보 아빠의 면모를 그리고 있다.    딸을 부양하고, 딸에게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살신성인을 다 하는 아빠 용구(류승룡)는 딸 예승(갈소원)과 함께 한 집에서 살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오직 딸이 좋아하는 만화영화의 캐릭터 세일러 문이 새겨진 가방을 사기 위해 우발적으로 벌어진 사고로 용구는 딸과 헤어져 교도소에 갇히게 된다. 딸을 잃은 이의 주체할 수 없는 분노는 어느 곳에 투사할 곳이 없어 지적 장애인이라는 사실만으로 용구는 사건의 좋은 희생양이 된다.
  게다가 우발적 사고로 딸을 잃은 사람이 경찰청장이었다는 기막힌 우연은 용구와 예승이의 부녀관계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지적 장애를 지닌 용구는 오직 딸이 행복하게 웃는 모습과, 건강하게 밥 먹는 모습을 지켜주기 위해 모든 시련을 묵묵히 감내한다. 예승을 위해 교도소에 들어가서도 오매불망 예승이만 애타게 부른다.   지극정성 예승이만 찾는 모습에 감복한 교도소 7번방의 패밀리들은 용구를 위해 대담한 작전을 수행한다. 종교행사를 통해 예승이와 용구를 만나게 해준다는 기적과도 같은 일로, 예승은 그토록 찾던 아빠를 만나게 되지만 7번방 패밀리들은 예승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가슴을 졸이고 또 졸인다. 딸을 만난 바보 아빠 용구는 딸을 만났다는 기쁨으로 천하를 다 얻은 것마냥 들뜬다. 하지만 이들의 기적과도 같은 선물은 커다란 고난을 예고하게 된다.
  2013년 한국영화 연기파 배우들이 총등장하는 영화 <7번방의 선물>은 놀랍다. 작은 교도소 방안에서 개성강한 캐릭터들이 마치 진짜 살아 있는 듯, 극의 사실성마저 놀랍도록 와 닿는다. <각설탕>에서는 인간과 동물과의 교감을, <챔프>에서는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와 절름발이 경주마, 그리고 그들을 응원하는 딸과의 애틋함을 그린 이환경 감독은 <7번방의 선물>에서 소통의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바보 아빠와 아빠를 지극히 사랑하는 딸의 구구절절한 감동의 사연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은 교도소를 배경으로 했다고 재소자들의 인권과 관계당국의 고압적인 태도를 다루기 보다는 '부녀의 정'을 정면으로 다루고, 7번방이라는 작은 방에서 살아가는 거주자들마저 아빠와 딸의 사랑에 감동받아 그들의 사랑을 응원하는 끈끈한 동료애마저 볼 수 있다. 
  7번방의 방장이자 교도소 안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녔지만 치명적인 약점을 숨기고 있는 밀수범 소양호(오달수), 7번방의 브레인이자 사기전과범인 최춘호(박원상), 7번방의 꽃미모 간통범 강만범(김정태), 다혈질 모범수 신봉식(정만식), 그리고 7번방 최고령자 서노인(김기천)은 용구와 예승이의 죽고 떨어져 못사는 '부녀의 정'을 도와주기 위해 그들의 조력자를 자처한다. 그리고 용구와 예승이의 '가족'이 된다. 7번방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루어진 가족.   7번방의 패밀리를 구성하는 캐릭터에 어울리는 완벽한 캐스팅과 그에 더해 캐릭터에 완벽한 동화를 보이는 배우들의 연기는 7번방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극적인 사실감을 부여한다. 조연들의 탄탄한 감정이입 연기와 깨알같은 디테일이 살아있는 감동의 판타지는 어린 예승을 연기한 갈소원이라는 아역 연기자에 의해 영화가 주는 감동의 폭이 배가 된다.
  갈소원은 어린 예승을 연기한다기 보다 마치 예승이 실존인물인 것처럼 예승 그 자체를 보여준다. 자연스러운 갈소원의 연기는 극의 모든 감동을 책임지며 성인 연기자보다 더욱 일체화된 캐릭터를 연기하며 7번방의 기적을 더욱 환하게 빛나게 한다.    <최종병기 활>, <내 아내의 모든 것>, <광해>에 이어서 연기의 스펙트럼을 더욱 확장한 류승룡은 바보 아빠 용구를 연기하며 예승이와 함께 나오는 장면마다 관객들의 눈물, 콧물을 쏙 빼놓는다. 인상깊은 그의 연기는 바보스러운 행동으로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딸만을 위해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가슴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따뜻한 기적과 따뜻한 선물이 담겨있는 이병환 감독이 준비한 <7번방의 선물>은 1월 24일 전국의 관객들에게 가슴 따뜻한 감동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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