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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 vs 구혜선, 결정적인 차이?

드라마 리뷰: 부탁해요 캡틴 3, 4회

  • 입력 2012.01.16 10:30
  • 기자명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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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대박으로 인하여 구혜선의 인기는 심지어 김태희마저도 위협할 정도였다. 실제로 당시에 매번 김태희가 맡아 놓고 1위를 하던 설문조사에서 구혜선이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연출되었다. 따라서 그때가 구혜선에게 있어서는 연기자 인생의 전성기였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막상 연기자로서 전성기가 도래한 상황에서 구혜선은 연기활동을 등한시하기 시작했다. 단편영화를 연출하고, 소설을 출판하고, 음반을 출시하고, 미술 전시회를 여느라, 2009년 ‘꽃보다 남자’이후 구혜선이 다시금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시청자들은 2011년 ‘뮤지컬’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알다시피 3년이란 시간은 트렌드의 한 싸이클이 지나가 버릴 정도로 연예계에서는 긴 시간이다. 그런데 구혜선은 막상 연기자로서 전성기가 도래하자마자 연기활동을 쉰 채 햇수로 3년을 다른 분야의 일을 하는데 소비해버리고 말았다.

하지원은 정반대였다. ‘다모(2003)’로서 스타덤에 오른 이후 영화와 드라마를 오고가면 단 한해도 연기를 쉬지 않았다. 심지어 2004년에는 한 해 동안 영화 3편과 드라마 1편에 출연했을 정도였다. 이와 같은 왕성한 연기활동은 하지원으로 하여금 명실공이 톱스타로서 자리매김하도록 만들었다. 더불어 왕성한 연기활동은 차곡차곡 하지원의 연기내공으로서 쌓여갔다. 아닌 게 아니라, ‘다모’이전까지만 해도 연기파라는 평가를 받지 못했으나 ‘다모’ 이후로는 연기라파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게 매년 꾸준히 출연작을 내놓고 연기내공을 쌓아감으로 인하여 하지원은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여성 연기자로서 대중들에게 인식되었다. 물론 하지원도 연기활동뿐만 아니라 가수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나 본업인 연기활동이 우선이었다. 구혜선처럼 다른 활동에 매진하느라 본업인 연기활동을 쉬는 일은 없었다.

실제로 하지원은 ‘다모(2003)’로 스타덤에 올라 ‘발리에서 생긴 일(2004)’로 대박을 치고 ‘황진이(2006)’로 연기대상을 수상했으며 ‘시크릿 가든(2010)’으로 자신의 가치를 새삼스레 증명했다. 비록 영화 쪽에서는 성공과 실패가 교차되고 있지만 드라마 쪽에서만큼은 명실공이 흥행불패의 신화를 쌓아나가고 있다. 덕분에 하지원은 ‘다모’로 인하여 시작된 전성기가 무려 10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그에 반하여 ‘꽃보다 남자(2009)’이후로 연기활동을 등한시한 구혜선은 무려 3년 만에 출연한 ‘뮤지컬(2011)’이 소리 소문도 없이 종영되고 말았다. 그도 그럴 만 했던 것이 명색이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동시간대 예능에 밀려 애국가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이다. 그렇게 ‘뮤지컬’이 종영된 이후로 채 보름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이 시작된 ‘부탁해요 캡틴’마저도 한 자릿수 시청률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구혜선의 도전정신을 폄훼하고 싶지는 않다. 큰 성공을 거둔 분야에 안주하지 않은 채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정신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도전도 본업을 지키면서 할 때 박수를 받을 수 있다. 박지성은 축구게임을 좋아하기로 유명하다. 그런 박지성이 프로게임대회에 참가하겠다고 본업이 축구를 게을리 한다면 어찌될까? 물론 구혜선이 지난 3년간 연기를 게을리 했는지 아닌지는 곁에서 지켜보지 않았기에 확실히 알 수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모름지기 연기자는 연기로서 말하는 법이다. 그런데 구혜선이 3년 만에 복귀한 ‘뮤지컬’-‘부탁해요 캡틴’에서의 연기가 현재 비판의 융단폭격을 당하고 있다. 물론 그중에는 유독 구혜선에게만 과한 잣대를 들이대거나 작은 꼬투리를 크게 부풀리는 면도 없지 않지만, 구혜선의 연기를 본 대다수의 사람들이 칭찬보다 비판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례로 ‘부탁해요 캡틴’의 ‘한다진’이란 캐릭터를 구혜선은 너무 힘을 준 채 연기한다. 그로 인하여 얼굴표정은 딱딱하기 이를 데 없고, 자연스럽지 못한 목소리는 대사전달력이 꽝인 상태이며, 심지어 걷는 모습마저 마네킹 혹은 고관절 인형처럼 어색하다. 이는 ‘한다진’이란 캐릭터를 어떻게 분석했든 상관없이 구혜선의 표현이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어필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임에 분명하다. 구혜선이 아무리 준비와 노력을 많이 한 연기라고 해도 시청자들이 그 연기를 불편해하면 에누리 없이 꽝인 것이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구혜선은 ‘한다진’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표현방식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사실 내공의 문제이다. 내공의 최대장점은 시행착오의 감소인데, 지난 3년간 다른 분야들로 한 눈 파느라 연기내공이 쌓이지 못한 구혜선은 드라마의 시작부터 너무 큰 시행착오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동시에 시작된 경쟁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 아직 성인연기자들이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3.2%(3회) ▷ 23.4%(4회)의 추이를 보이며 일찌감치 시청률 20%대 고지를 넘어섰다. 작년 한 해 동안 시청률 20%대 고지를 넘어선 드라마가 몇 편 안되었다는 점과 비교해볼 때 매우 놀라운 기세이다. 만약 6회 이후부터 본격 등장하는 성인연기자들이 발연기만 선보이지 않는다면, ‘해를 품은 달’은 가뿐하게 시청률 30%대 고지마저도 넘어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전에 ‘부탁해요 캡틴’은 승부를 봐야만 한다. 시청자들이 몸서리를 치는 막장설정을 없애고, 전문직 드라마답게 전문성을 강화하며, 무엇보다도 원톱여주인 ‘한다진’ 캐릭터를 시청자들이 비판 아닌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만 한다. 자고로 프로는 결과로서 평가받는 법이다. 구혜선이 지난 3년 동안의 다양한 도전을 위하여 어떤 노력을 해왔든 본업인 연기의 결과가 연이어 시청률 한 자릿수로서 나타난다면 구혜선이라는 프로 연기자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 될 수밖에 없다.

[사진=‘부탁해요 캡틴’ 캡쳐] 
 



※ 본 컨텐츠는 토끼풀(TalkyPool) 공식 블로그에서 제공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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