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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의 그 하루 전날, 영화<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

  • 입력 2012.12.22 00:03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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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를 마비시켰던 사상 최대의 금융 스캔들이 일어났던 2008년 금융위기의 그 하루 전날 일어났던 한 금융회사의 숨겨진 진실을 다룬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은 2012년 아카데미상 각본상 노미네이트, 2011년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노미네이트, 2011년 뉴욕비평가협회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할 정도로 내러티브가 탄탄하다.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실제로 있었던 사건에 바탕을 둔 실화일 뿐만 아니라 감독 J.C 챈더의 동명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탄탄한 시나리오와 걸출한 연출이 눈에 띄인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차분하고 조용하게 상황의 무서움을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영화는 돈에 새겨진 숫자 하나하나에 발생하는 파급효과는 전지구적인 문제이기에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고 새롭게 세대에 태어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전인류에게는 커다란 재앙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보이지 않는 '무형'으로 거래를 하고 '가치'가 없는 말로 '돈'을 사고 파는 월 스트리트의 행태를 꼬집는 감독의 신랄한 연출은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숨겨진 진실을 낱낱이 파헤친다.    그러나 종이 위에 새겨진 그림과 숫자가 있는 돈을 무가치로 취급하는 월가의 초고층 빌딩에서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할 고액 연봉을 받고 있는 소수의 증권가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근시안적 견해와 부주의함으로 초래한 사상 최악의 위기상황 앞에서 드러내 보이는 모럴 해저드와 탐욕, 허영, 이중성, 그리고 돈 앞에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함을 보여준다.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숫자의 금액 8조 달러(당시 환율 대비 약 9천 6백조원)라는 금액이 하룻밤 사이에 종이조각이 되는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회사의 임원진들은 평상시와 다름없이 느긋하게 식사하고, 느긋하게 면도를 한다. 그 이후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 뻔히 알면서도!   하지만 이들이 관심을 쏟는 건 그 사태 이후 힘든 삶을 겪게 될 하위 99%에는 안중에 없고 오로지 자신들이 속한 상위 1%가 건지는 이익만이 최대의 관심사이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자신들은 결국 살아남게 된다'는 대사로 관객들에게 싸늘한 진실을 깨닫게 해준다.
  대형 투자회사 최고 경영자 존 털드 역을 맡은 제레미 아이언스는 말 그대로 냉혈한 그 자체를 연기하며, 현장 책임자인 샘 로저스를 연기하는 케빈 스페이시는 도덕심에 갈등하는 인물을 절묘하게 표현한다. 또한 영화의 제작자이며 피터 설리반 역을 맡은 재커리 퀸토는 명석한 두뇌의 엘리트 신입 금융맨으로 금융 붕괴 위기를 가장 먼저 발견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역사는 반복된다. 과거에 벌어진 과오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없다면 반복되는 역사는 더욱 끔찍한 현실로 언젠가는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된다.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과거에 대한 사실을 곰곰히 생각하게 하고, 그 과거의 참담한 과오가 다시 일어날 수도 있음을 씁쓸하게 일깨워주는 영화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은 1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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