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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애(다해)가 다이아반지를 돼지죽통에 버린 사연은?

'가난하고 재수없는 아이' 취급받은 설움에 대한 반항심을 상징

  • 입력 2012.12.18 10:02
  • 기자명 권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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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방송될 SBS 월화드라마 ‘야왕’(극본 이희명 연출 조영광)에 출연하는 배우 수애가 ‘다이아반지’를 ‘돼지죽통’에 버리는 장면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18일 제작사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수애는 주택가 골목길에서 쓰레기통 뚜껑을 열고 그 속에 반지를 집어 던지고 있다. 최근 서울 평창동에서 촬영된 이 장면은 극중 다해(수애 분)가 친구 엄마의 반지를 훔쳐 음식물 쓰레기통 속에 처넣는 모습이다. 수애는 혹한의 추위 속에서 맨손으로 이 장면을 30번이나 반복 촬영했다.

해당 장면의 스토리를 보면 가정교사 자리를 구하려고 친구 집에 갔던 다해가 ‘가난하고 재수 없는 아이’라는 이유로 친구 엄마에게 모욕을 당한 뒤 반지를 훔쳐온다는 설정이다.

아무런 대사도 없이 던지는 동작만 있고, 실제 방송에서도 몇 초 분량에 불과한 이 장면을 찍는데 무려 2시간이나 걸렸다.

이같은 배경에 대해 연출자 조영광 PD는 “가난하지만 착하게 살고자 했던 다해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대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진 자에 대한 증오와 상대적 박탈감, 어리석게 살아온 자신에 대한 연민과 분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심리상태의 표출이라는 설명이다.

‘반지가 돼지죽통에 빠진 날’의 다해 심리는 홍상수 감독의 실험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떠올리게 한다. 건조한 일상의 무의미함과 소통에 대한 단절, 열등감에 싸인 군상이 보여주는 꿀꿀함의 극치는 어느 날 재수 없게 우물에 빠진 돼지처럼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버림받은 다해의 존재감과 오버랩된다.

수애는 이처럼 복합적인 주인공 캐릭터에 몰입해 때로는 결연하게, 때로는 표독스러울 정도로 다부지게 여러 가지 표정연기를 보여줘 스태프의 찬사를 들었다.

제작진은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실제로 100만 원짜리 백금반지(다이아는 모조품)를 준비했다. 또 투명한 플라스틱 통 속에 돼지죽처럼 반죽된 음식물을 담은 뒤 반지에 미세한 수술용 봉합사를 감고 통 밑의 바늘구멍으로 잡아당겨 ‘반지가 서서히 가라앉는’ 장면을 특수 카메라로 촬영했다. ‘음식물 쓰레기도 얼마든지 멋진 영상미를 창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이 장면을 완성한 뒤 제작 스태프는 이례적으로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꽁꽁 언 손을 녹여가며 ‘반지 투척’의 연기를 계속했던 수애는 “제작진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완벽한 연출에 무한신뢰를 보낸다”며 “그런 장점들이 우리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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