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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캐릭터, 게임세상에서 가출하다 <주먹왕 랄프>

  • 입력 2012.12.06 00:16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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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와 90년대 오락실을 주름잡던 게임 속 캐릭터들이 3D 애니메이션으로 생생하게 살아났다. '스트리트 파이터', '태퍼', '큐버트', '소닉 어드벤쳐', 그리고 '다고쳐 펠릭스'(Fix-It Felix)까지. <주먹왕 랄프>는 '다고쳐 펠릭스'에서 모든 것을 부수기만 하는 악당 캐릭터 '랄프'가 나이스 가이가 되기 위해 자신의 게임에서 탈출하여 다른 게임속 세계의 어드벤쳐를 다루고 있다.   매번 악당을 하던 랄프는 어느 날 자신이 악역을 하는 것에 의문을 품고, 게임 속 착한 캐릭터 '펠릭스'가 메달을 획득하고 '나이스 랜드' 캐릭터로부터 사랑받는 일에 질투를 느낀다. 이에 랄프는 자신이 존재던 8비트 게임 '다고쳐 펠릭스'를 탈출, HD 화질의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최첨단 슈팅 게임 '히어로즈 듀티'에 몰래 침투한다.
  하지만 랄프가 없어진 '다고쳐 펠릭스'는 곧 '고장'선고를 받고 퇴출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펠릭스는 랄프를 찾기 위해 게임센터를 방문, 랄프가 '히어로즈 듀티' 게임 속에 있음을 알게 되고, 펠릭스 또한 자신의 게임 세상을 벗어나 다른 게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히어로즈 듀티'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한 메달을 획득하고 어쩔 수 없이 레이싱 게임 '슈가 러시'에 불시착하게 된 랄프는 '오류' 캐릭터로 왕따를 당하는 바넬로피와 만난다. 오랫동안 따돌림 당해온 그녀의 상황을 알게 된 랄프는 그녀를 도와 그녀가 레이싱에 출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히어로즈 듀티'에서 함께 건너 온 악당 캐릭터인 '사이버그'가 '슈가 러시' 게임을 위협하게 되고, 랄프는 랄프다운 최후의 선택을 한다. 
   <주먹왕 랄프>는 30년 동안 사랑받던 8비트 게임 '다고쳐 펠릭스'의 주인공을 문제해결 캐릭터인 펠릭스로부터 문제적 악당 캐릭터인 랄프에 초점을 맞추는 역발상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았던 악당 캐릭터의 '존재'적 문제를 생각하게 하고, 악당 캐릭터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음을 알려준다. 일례로 주인공 랄프를 비롯해 장기에프, 쿠파 같은 덩치 큰 악당들이 대거 등장하는 '나쁜 놈 모임' 장면에서는 관객들이 오랜 기간 익숙하게 봐왔던 캐릭터들이 자신의 악당 역에 푸념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추억 속 게임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어 애니메이션 사상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획기적인 상상력으로 악당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만든 디즈니의 과감한 스토리는 TV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과 <퓨처라마>로 실력을 인정받은 리치 무어 감독의 창의력 넘치는 연출력으로 빛을 발한다.
  <주먹왕 랄프>는 개봉 첫주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디즈니 오프닝 스코어까지 갱신할 정도로 애니메이션의 완성도와 오락성면에서 관객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았다.     <주먹왕 랄프>는 자신의 존재하는 게임 속 '영웅'이 되고 싶지만 다른 게임 속에서는 '오류'일 뿐인 랄프가 힘만 센 덩치가 아니라 착한 마음을 가진 순수한 악당 캐릭터로 기존의 '영웅' 공식을 탈피하여 나쁜 놈 랄프의 예측불가 모험에 주목한다.
  소재 고갈의 할리우드에서 게임 속 캐릭터를 내세워 생명을 부여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창조해낸 디즈니의 선택은 이미 북미 관객들에게 인정을 받아 시각적인 만족과 흐뭇한 감동마저 전해준다. 아이를 동반한 아빠와 엄마는 추억의 오락을 향수하며, 아이들은 오락 속 캐릭터가 생생하게 움직이는 게임세상을 구경하며 실컷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한국어 더빙에서 랄프를 연기한 정준하가 애니메이션 판 <아저씨>라고 표현한 디즈니의 새로운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는 12월 19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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