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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기다렸던 진짜 브레인

드라마 리뷰: 브레인 17 ~18회

  • 입력 2012.01.11 11:31
  • 기자명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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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부터 17회까지의 <브레인>이 사실상 ‘브하균’이었다면, 18회는 정말 진짜 ‘브레인’이었다. 첫방 이후로 한결같이 작품 자체가 아닌 배우 신하균을 위해 봤던 드라마였는데, 이제서야 자기 목소리로 할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상철(정진영) 교수는 이강훈(신하균)을 통해 젊은 시절의 오만한 자신의 모습을 봤다. 그래서 김상철에게 이강훈이란 애증 그 자체다. 너무 괴로워서 기억에서도 지워버렸던 ‘자신이 의료사고로 죽인 환자의 아들’이라는 악연과, 자만심에 빠져 야망만을 쫓던 자신의 과거를 동시에 떠오르게 하는 제자이니까. 실력이 출중한 건 자랑, 그래서 쉽게 교만함과 우월감에 도취되어 일을 위험하게 그르칠 수 있다는 것은 안 자랑이랄까. 딱 지금의 이강훈처럼 위험천만하게 자신만만했던 적이 있었기에, 그 결과가 얼마나 가혹했는지 톡톡히 겪어 알고 있기에 김상철은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이강훈을 자신처럼 만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 했다.

하지만 김상철과 이강훈은 둘 다 자존심 강함 류, 곱게 말하면 안 먹힘 류 甲인지라 보통의 훈훈한 그런 관계로 발전하기가 힘들었다는 것이 함정. 청출어람이라고 했던가, 이강훈은 번번히 강수를 두는 김상철 교수에게 전혀 밀리거나 쫄지 않고 같이 팽팽하게 맞섰다. 강훈이 고분고분, 잠잠했던 적은 없지만 김상철 교수를 수술하려고 반 협박으로 “완벽한 과거가 되어드리겠다”며 말을 건넬 때에는 정말 악마의 속삭임 같이 들렸을 정도. 그러고 보니 이렇게 센 스승과 제자 조합도 정말 드물 듯(..)

드라마를 지켜보면서도 대체 공홈에 나와 있던 멘토-멘티 얘기는 언제 나오는 건지 궁금하다 못해 답답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이 둘은 애초에 그렇게 흘러갈 것이 아니라 ‘싸우다가 미운 정이 들어버린’ 케이스가 답이었던 것 하다. 물론 중간 과정이 매우 어수선해 이제 와서 그래서 결론은 이렇다는 식으로 툭 던지는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말이다.

환자를 실적이 아니라 사람으로 보기 시작하며 다시 눈을 뜬 이강훈도, 매우 거칠었지만 결국 끝까지 제자를 인도하려 했던 김상철 교수도, 강훈을 보며 스스로 트라우마를 극복해낸 서준석(조동혁) 등 대체로 모든 인물이 눈이 아닌 가슴에 더 와 닿았던 한 주였다. 물론 윤지혜(최정원)와 동승만(이승주)은 다시 좀 애매해진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의사 이강훈의 변화와 김상철 교수와의 관계를 말끔히 정리한 것만으로도 집중력은 역대 최강이었던 느낌. “사람의 뇌는 마음”이라는 김상철 교수의 말처럼, <브레인>은 그 한 마디를 전하려고 여태껏 돌았나 보다.




※ 본 컨텐츠는 토끼풀(TalkyPool) 공식 블로그에서 제공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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