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색(色)에 놀아난 왕놀음과 권력에 놀아난 충신놀이의 흥청망청. 영화 <간신>

  • 입력 2015.05.11 22:09
  • 기자명 남궁선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예투데이뉴스 남궁선정 기자]
  조선의 9대 임금이었던 성종의 뒤를 이은 연산군은 어머니 폐비 윤씨가 사약을 받고 사사되었다는 것을 평생의 콤플렉스로 가지게 된다. 어머니의 죽음을 극복하지 못하고 점점 불안정한 심리로 미쳐가는 연산은죽은 후에도 폭군으로 널리 알려져 반정으로 왕위에서 쫓겨나 조, 종이 아닌 연산군으로 역사에 기록된다.
  민규동 감독이 연출한 영화 <간신>은 미쳐가는 왕 곁에서 권력에 탐하는 희대의 간신 임숭재와 조선 팔도의 1만 미녀를 강제 징집했던 사건인 '채홍'을 새롭게 조명한다. 연산군(김강우)은 임숭재(주지훈)를 채홍사로 임명하여 조선 각지의 미녀를 강제로 징집했고, 그들을 운평이라 칭하였다. 최악의 간신 임숭재는 이를 기회로 삼아 천하를 얻기 위한 계략을 세우고, 양반집 자제와 부녀자, 천민까지 가릴 것 없이 잡아들이니 백성들의 원성이 하늘을 찔렀다.    임숭재와 임사홍(천호진) 부자는 왕을 홀리기 위해 뛰어난 미색을 갖춘 단희(임지연)를 간택해 직접 수련하기 시작하고, 임숭재 부자에게 권력을 뺏길까 전전긍긍하던 희대의 요부 장녹수(차지연)는 조선 최고의 명기 설중매(이유영)를 불러들여 단희를 견제한다.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간신들의 치열한 권력다툼이 시작되고, 단희와 설중매는 살아남기 위해 조선 최고의 색(色)이 되기 위한 수련을 하게 되는데…
  영화 <간신>은 콤플렉스로 미쳐가는 왕과 권력을 탐해 미쳐가는 간신들의 모습을 운평이라는 여인들을 통해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색(色)에 놀아난 왕놀음과 권력에 놀아난 충신놀이는 영화를 관통하는 스토리이기도 하다. 영화는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사건 중 하나였던 ‘채홍’과 이를 이용해 왕의 권력을 탐했던 간신들의 역사를 담는다.    <간신>은 채홍사에 의해 왕에게 바쳐진 1만 미녀들이 왕에게 간택 받기 위해 거치는 혹독한 수련 과정을 적나라하게 담아낸다. 채홍사에 의해 궁에 입궐한 1만 명의 운평들은 왕을 즐겁게 해줄 가무뿐만 아니라 잠자리에서 왕을 모시기 위한 기술 또한 배웠는데, 신체검사부터 체력 단련에 이르기까지 수 만 가지의 방중술을 익혔다. 폭군으로부터 총애를 얻어 궁에서 살아남고 권력을 탐했던 운평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목숨을 걸고 수련에 임했다. 
  영화는 '채홍'을 통해 연산군이 가진 권력의 전횡을 가장 극렬하게 보여준다. 임숭재와 그의 아바지 임사홍은 권력이라는 독에 미쳐가고, 연산군은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해 더욱 미쳐간다. 임숭재와 임사홍이 택한 단희와 장녹수가 택한 설중매의 마지막 간택경연은 그간 한국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정사씬으로 영화의 개연성에 힘을 더한다.   미쳐버린 것 같은 왕의 곁에서 자신의 배를 두둑히 불리기 위해 세치 혀와 간악한 마음으로 볼안정한 왕을 보위하는 간신들과 아픔을 잊기 위해 오직 색(色)에만 빠져드는 왕의 곁에 불나방처럼 모여드는 여인들은 모두 각자의 욕망에 충실하다. 임숭재와 임사홍 부자는 과거에 있었던 사건에 복수하고 싶어하고, 여인들은 권력있는 남자 곁에서 권세를 누리고 싶어하고, 연산군은 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끝마치고 싶어한다.
  하지만 권력이란 한낱 찰나의 환상일 뿐, 권력이라는 것이 손 안의 모래처럼 쉽게 빠져나가고, 쥐어지는 것처럼 온전히 그 자리에 머무를 수 없다는 역사적 반복을 다시 되풀이한다. 파격적인 이미지들과 왕을 쥐락펴락하던 천년 아래 으뜸 가는 간흉의 흥청망청을 다룬 영화 <간신>은 5월 2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