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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대덕사 들꽃여행

  • 입력 2012.09.29 19:22
  • 기자명 유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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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는 태기산 운해를 찍고 내려와 메밀밭을 둘러보고 대덕사를 들러 보려했는데 조금 늦게 출발했고 가는 길에 안개가 짙어 태기산을 포기하고 바로 봉평 메밀밭을 향했다.

새벽3시 홍대입구역, 새벽3시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차가 많다. 이 많은 인파들이 왜 집을 팽개치고 이 이른 새벽에 이리 방황을 할까? 우리는 이곳에서 일행을 픽업해서 바로 중부 고속도로로 향했다. 그런데 가는 내내 차가 서행 할 정도로 차가 많았고 차가 서서히 줄어들 무렵에는 이젠 안개가 발목을 잡는다.

 2년만에 다시 온 메밀밭, 그러나 그 때도 그랬듯이 기계충을 앓아 머리가 듬성듬성 빠진 옛날 아이의 머리같이 듬성듬성 메밀이 빠져있다. 해마다 축제는 하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한 바퀴 휘돌고 장평으로 나와 대덕사로 향했다.  가는 길에 대화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편의점에 들러 따뜻한 커피로 몸을 데우고 다시 차를 몰았다. 장평에서 약 20분가량 내려가다 보니 좌측으로 대덕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왔다. 작은 개천 옆으로 차량 한대가 겨우 지나갈만한 좁은 시멘트 포장도로가 있고 이 길을 타고 계속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길이 끝나는 곳에 절이 있단다. 주변에 1,000m가 넘는 남병산(1,150m)과 중앙산(1,376m)이 우뚝 솟아있지만 대덕사 주변 계곡은 골짜기가 깊은 것도 아니고 경사도 완만하여 누구나 산책하듯 걸으면서 들꽃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아침 일찍부터 사찰을 올라가는 길옆으로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땅바닥에 엎드리다 시피해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계곡 중간에서부터 제일 많이 눈에 띄는 꽃은 바로 물매화이다. 물매화는 사철 토양속에 습기가 있어야 하며 서늘한 곳을 좋아하는 습성을 지녔고 햇빛도 충분히 비추는 곳을 좋아하는데 이러한 조건을 충분히 갖춘 곳이 바로 이 곳 대덕사 주변이 아닐까 싶다.

우리도 급히 차를 주차하고 바로 엎드렸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물매화이다. 암술에 빨간색립스틱이 묻어있는 듯한 이 물매화는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열광한다. 대부분의 물매화는 저런 붉은색이 없는 밋밋한 꽃이다. 산 아랫부분의 바위자락마다 청초하고 깨끗한 꽃잎들을 펼치고는 한껏 미모를 뽑내며 늘씬한 꽃대를 자랑하기도 한다. 이런 물매화의 행렬은 대덕사 뒷마당까지 계속 이어진다. 사진을 찍다 발밑을 보고 흠칫 놀랐다. 병아리풀이다. 하도 작아 보일듯 말듯한 분홍꽃이 나름대로 미모를 발산하고 있다. 병아리풀꽃은 크기가 1~1.5mm 정도로 너무 작아 바로 옆에 있는데도 찾지 못하고 지나치기 일쑤다. 생육환경이 물매화랑 비슷해 산기슭의 경사진 곳이나 돌 틈의 대기습도가 높은 곳에서 자란다. 로 아주 작다. 열매는 10월경에 맺고 지름이 3mm 정도이며 편평한 원형이다. 대덕사의 대표적인 들꽃이 물매화이지만 석회암지대이고 기온이 낮은 관계로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귀한 꽃들이 다양하게 자라는 곳이기도 하다. 물매화 못지않은 많은 개체수와 미모를 자랑하는 꽃으로 자주쓴풀을 들 수 있으며 경사면에 늘어진 솔체꽃들도 많은 개채수를 볼 수 있다. 높은 산에서나 만날 수 있는 왜솜다리로 잘 찾아보면 눈에 띄며 꽃은 없지만 처녀치마도 절개지 사면에 많이 눈에 띄었다.9월과 10월 대덕사를 방문한다면 가을을 알리는 들국화인 쑥부쟁이와 구절초, 개미취, 좀개미취 그리고 곰취, 각시취 등 향기 가득한 가을꽃들도 다수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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