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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핀꽃처럼 청춘을 지나도 다시 피는 아름답고 찬란한 사랑. 영화 <장수상회>

  • 입력 2015.03.26 00:07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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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 남궁선정 기자]
  <쉬리>(1999), <태극기 휘날리며>(2004), <마이웨이>(2011) 등 한국형 액션 블록버스터에 강한 강제규 감독이 70대의 연애와 사랑을 담은 <장수상회>를 통해 첫 번째 감동드라마를 선보인다. 틈만 나면 버럭, 융통성이라곤 전혀 없는 까칠한 노신사 김성칠(박근형). 장수마트를 지켜온 오랜 모범 직원인 그는 해병대 출신이라는 자부심은 넘쳐도 배려심, 다정함 따윈 잊은 지 오래다. 그런 성칠의 앞집으로 이사 온 고운 외모의 임금님(윤여정). 성칠의 퉁명스러운 공세에도 언제나 환한 미소를 보여주는 소녀 같은 그녀의 모습에 성칠은 당혹스러워 하고, 그런 그에게 갑작스레 금님은 저녁을 먹자고 제안한다.
  장수마트 사장 장수(조진웅)는 비밀리에 성칠에게 첫 데이트를 위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성칠과 금님의 만남은 온 동네 사람들은 물론 금님의 딸 민정(한지민)까지 알게 된다. 모두의 응원에 힘입어 첫 데이트를 무사히 마친 성칠은 어색하고 서툴지만, 금님과의 설레는 만남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성칠이 금님과의 중요한 약속을 잊어 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뒤늦게 약속 장소에서 금님을 애타게 찾던 성칠은 자신만 몰랐던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된다.   영화 <장수상회>는 한 평생 무뚝뚝하고 거칠게만 살아왔을 것 같은 까칠한 성칠과 누구에게나 친절한 소녀 감성의 꽃집 여인 금님, 이 두사람의 떨리는 만남과 서로를 향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서는 연애 과정을 보여주며 여느 20, 30대 젊은 세대의 사랑과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공감대를 자극한다.
  영화는 살아가는 순간과 죽어도 잊혀지지지 않는 사랑을 벅차게 담는다. 10대의 첫사랑이 풋풋한 맛이 난다면, 20대의 사랑은 모든 불꽃을 태울 듯한 청춘의 열정을, 그리고 중년의 사랑은 꿋꿋한 의지와 묵직한 안도감을, 그리고 살아갈 날이 더 짧은 장년, 노년들에게는 사랑이란 삶 그자체이자 살아갈 날의 모든 희망이다. 
  <장수상회>는 청소년 관객들에게는 서툰 첫사랑에 설레어하는 주인공들을 바라보며 웃음을 짓게 만들고, 한창 사랑을 하는 연인들은 달콤한 사랑을 다시 확인하고,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극장을 찾은 관객이라면 부모님의 사랑과 부모자식간의 무한한 사랑을 다시금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무엇보다도 연기경력 도합 100년이 넘는 박근형, 윤여정 두 배우가 세월의 모든 흔적을 마음에 담고 연기에 쏟아내는 열정은 찬란하고 아름답다. 노년의 나이, 가슴 깊이 쌓여있는 성숙한 내면은 칠성과 금님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한다. 그리고 강제규 감독의 특기인 감동드라마 연출은 주인공 세대로서는 공감하지 못해도 '사랑'이라는 전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묵직한 감동을 영화에 오롯이 담아낸다.
  칠성과 금님의 사랑은 대화를 통해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찬란한지 이야기한다. 비를 피해 선 곳에 피어있는 막핀꽃을 보고 금님은 "봄꽃이 가을에 다시 피어난다"며 인생의 황혼기에 자신들에게 다가선 사랑을 아름답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금님은 딸 민정에게 "우리 나이엔 이런게 마지막일 수도 있잖아"라고 이야기하며 칠성과 금님의 사랑도 절박하고 찬란하다고 이야기한다.   금님의 말할 수 없었던 비밀이 드러나고, 칠성의 건망증이 악화되면서 영화는 두 사람의 사랑과 사랑이 담고 있는 묵직한 무게를 이야기하며 관객들을 감동에 젖게 만든다. 그리고 칠성과 금님의 사랑이 얼마나 애뜻하고 절박했는지 관객들이 알게 되면서 관객들은 눈물방울을 떨어뜨린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그리고 죽음을 앞두고서도 그 아름다운 불꽃을 태운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도, 얼굴을 잊어도 사랑했었던 그 기억은 몸 속 세포에 다 새겨져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사랑을 가슴 속에 새긴다. 생의 모든 기운을 터뜨리는 황홀하고 찬란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영화 <장수상회>는 4월 9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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