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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지만 끈적하게 달라붙은 차가운 안개같은 폭력에 관해. 영화 <모스트 바이어런트>
남궁선정  |  zenos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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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24  00: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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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 남궁선정 기자]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2011), <올 이즈 로스트>(2013)를 통해 탄탄하고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드라마 연출로 관객과 평단에게 인정 받은 J.C.챈더 감독의 새로운 영화 <모스트 바이어런트>(원제: A Most Violent Year)는 제목과는 달리 무거운 폭력의 기운을 시종일관 터뜨리지 않는다. 영화는 미국의 레이거노믹스가 실행되기 바로 전, 역사적으로 최악의 범죄율을 기록한 뉴욕의 1981년을 배경으로 폭력과 부패가 만연한 범죄시대에서 합법적인 방법으로 사업을 하려고 고군분투했던 아벨 모랄레스라는 인물을 통해 그가 어떻게 성공하고 목표에 다다르게 되는지 과정을 치열하게 담는다. 
   
▲ 오일트럭이 강도에게 탈취당한 후, 아벨은 빈 트럭을 회수하러 간다
  범죄율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1981년 뉴욕, 젊은 사업가 아벨(오스카 아이삭)과 아내이자 사업파트너 안나(제시카 차스테인)는 오일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베이프론트 부두에 있는 큰 부지를 사들인다. 하지만 난방유 운반 트럭 강도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며 손해가 극심해지고, 그들을 2년간 추적하던 로렌스 검사(데이빗 오예로워)는 16개의 범법행위를 근거로 아벨을 기소한다. 이런 기소 사실과 트럭강도와 운전사의 총기사고에 급기야 은행은 부지 잔금 150만 달러 대출을 취소한다. 남은 시간은 단 3일, 궁지에 몰린 아벨에게 마피아의 딸로 20여년을 살아왔던 아내 안나가 은밀한 제안을 해온다. 과연 아벨은 자신의 신조대로 정당하게 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까?
  영화 <모스트 바이어런트>는 제목과는 달리 고요하다. 그리고 욕설이나 총성이 난무하지 않는다. 범죄 느와르 장르임에도 영화는 제목과는 상반된 이미지로 감춰져 있을, 그리고 감추고 상대방을 눌러야만 하는 숨겨져 있는 내면의 폭력성을 들추지 않고 드라마를 전개한다. J.C.챈더 감독의 묵직한 긴장감을 담는 연출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 
   
▲ 아벨과 안나는 베이프론트 부두 부지 매입을 위해 은행 책임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아벨 모랄레스(Abel Moraless)는 자신이 꿈꾸는 사업확장이라는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정직한 비즈니스를 한다고 모두에게 주장하지만 결국 그는 자신이 손해보는 일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는 사업가 본연의 모습을 일관적으로 유지한다.
  부패가 만연하고 도덕적으로 사업의 판로를 확장하는 일이 혼란과 위험으로 극대화되는 위기 속에서 아벨은 결코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는다. 금전적인 어려움이 닥쳐도 윽박지르거나 분노를 표출하기보다는 그는 억누르고 또 억누른다. 아벨을 중심으로 따라가는 이런 드라마 전개는 관객들에게 과연 그의 분노가 도대체 언제 터질 것인가라는 긴장감을 가지고 끝까지 놓지 않게 만든다.
  사업상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시점에서 아내 안나가 아벨에게 은밀한 수단을 제안해도 그는 겉모습의 호통으로 '정당함'을 부르짖고, 결국 안나의 방법을 받아들여 위기를 타개한다. 아벨과 안나의 이런 관계 또한 마치 저 밑바닥에서 용암이 끓고 있는 것처럼 둘의 사이도 미묘한 위험을 안고 있음을 관객들은 알아차린다. 
   
▲ 부지 매입이 결정되고 아벨과 안나는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꾼다
  제목과는 상반된 정적이면서 무겁게 가라앉은 폭력에 대한 영화 <모스트 바이어런트>는 차갑고 서늘하고 끈적하게 달라붙을 것만 같은 진득한 안개같은 폭력을, 내면에서 휘몰아쳐도 절대로 내비치지 않아야만 하는 폭력을 이야기한다. 영화 속 인물들은 감정적으로 나서지 않고, 감정을 폭발시키지도 않는다. 트럭 기사 줄리안(엘예스 가벨)이 바로 눈 앞에서 총으로 자살을 해도 흔한 비명 한번 지르지 않는게 아벨과 안나가 살아가는 비열한 현실이다.
  영화는 사람이 죽었는데도 눈하나 깜짝 않고 오일탱크에 생긴 총알 구멍에서 흘러나오는 오일에만 신경쓰는 아벨이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겉으로는 깨끗하고 정직한 척 온갖 생색을 내는 비열한 사업가의 모습이라고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아벨을 연기하는 오스카 아이삭은 무거운 분노를 삼키고 있는 최고의 카리스마를 뽐내고, 안나를 연기하는 제스카 차스테인은 섹시하지만 팽팽한 긴장감을 당기는 절정의 연기를 선사한다. 차가운 안개처럼 떨쳐낼 수 없는 진득하게 달라붙어버린 폭력을 이야기하는 영화 <모스트 바이어런트>는 4월 2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
   
▲ 고요하지만 끈적하게 달라붙은 차가운 안개같은 폭력에 관해. 영화 <모스트 바이어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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