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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라] '연기+스토리+연출' 삼박자 갖춘 통렬한 풍자

  • 입력 2015.03.14 08:23
  • 기자명 권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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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권현아 기자] KBS ‘드라마스페셜 2015’ 시즌1의 첫 작품 ‘가만히 있으라’가 통렬한 시대적 풍자를 선보이며 안방극장에 완성도 높은 단막극의 묘미를 선사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가만히 있으라’(극본 손세린, 연출 김종연)는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력, 묵직한 주제의식과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높은 극의 완성도로 또 한 편의 명품 드라마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무엇보다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생활연기의 진수를 보여왔던 이문식은 맞춤옷을 입은 듯 우리 곁에 있을 법한 소시민적 인물인 강력계 형사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이문식은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고등학생 딸을 키우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찬수 역으로 분해 따뜻한 부성애와 함께 강렬한 분노를 폭발시키며 베테랑 배우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잘 갈고닦인 다채로운 연기력을 선보여 온 신예 이주승은 소년범 출신의 고등학생 양준식으로 분해 다미 역의 채빈과 민혁 역의 박건태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신선한 개성과 폭발력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또한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도 범상치 않았다. 가만히 있으면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은 이제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 자기에게 닥친 문제가 아니라면 부조리와 비리에 눈 돌리는 편의주의식 정의로움과 안일함이 낳은 비극적 결말이 우리 모두의 문제로 인식됐다.

열심히 살면 좋은 날이 오겠지 하고 적당히 비겁하고 적당히 착하게 살던 강력계 형사 찬수와 새로운 꿈을 키워가던 준식은 어느 날 갑자기 이들을 덮친 거대한 비극에 신음조차 내지 못하고 오갈 데 없는 분노와 상실감에 몸부림쳤다. 드라마가 이들의 비극을 통해 건네는 화두는 불안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고민하게 만들었다.

더불어 2014 KBS 극본공모 최우수상에 당선된 손세린 작가의 극본은 대사 곳곳에 숨어있는 시대에 대한 통렬한 풍자는 단순한 씹을 거리로 끝나지 않고 현실과 연계된 먹먹함과 함께 뜨악한 경고를 전했다.

지난해 드라마 스페셜 '괴물'로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김종연PD는 각 배우들의 개성을 살리면서 세심한 연출과 일상에서 비극으로 치닫는 캐릭터들의 감정의 변주를 완벽하게 컨트롤 했으며, 상황상황에 맞는 영상을 선보여 극의 몰입감을 더욱 높여주었다.

한편, 관성에서 벗어나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고품격 드라마의 산실, KBS ‘드라마스페셜 2015’ 시즌1의 두 번째 작품 ‘바람은 소망하는 곳으로 분다’는 오는 20일(금요일) 저녁 9시30분 KBS 2TV를 통해 100분간(1, 2부 연속방송)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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