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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과잉보다는 진솔하고 잔잔하게 와 닿는 감동. 영화 <뷰티풀 라이>

  • 입력 2015.03.09 20:17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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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 남궁선정 기자]
  현재 UN난민기구(UNHCR)가 보호해야 할 난민의 수는 총 4천만명이 넘고, 아프리카에만 1천3백만명이 넘는 난민대상자가 있다(2013년 12월 기준). 특히 아프리카 난민의 경우에는 많은 부족간의 충돌과 정부/비정부 간의 대립 등, 약탈과 방화, 크고 작은 전투 또는 전쟁으로 인해 난민이 된 경우가 많기에 지금도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2011년 <라자르 선생님>으로 제83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 되며 뛰어난 연출력과 각본실력을 겸비한 필리프 팔라도 감독이 연출한 영화 <뷰티풀 라이>(원제: The Good Lie)는 수단의 ‘잃어버린 아이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잃어버린 아이들’이란 1983년 ~ 2005년 수단 내전 중에 반군에게 ‘총알받이’로 강제로 잡히거나 아랍계 군인들의 횡포를 피해 국경을 넘은 아이들을 칭하는 말로 21세기 최대의 인도주의적 재앙이자 비극이라 불리고 있다.   1987년 수단, 내전으로 부모를 잃은 ‘테오’, ‘마메르’, ‘예레미아’, ‘폴,’ ‘아비탈’은 반군들을 피해 수 천마일 떨어진 케냐의 난민촌으로 향한다. 난민들을 뒤쫓던 반군들에게 아이들이 발각될 위험에 처하자, 형 ‘테오’는 기지를 발휘해 본인만 반군들에게 붙잡히고, 나머지 아이들은 형의 희생으로 무사히 '카쿠마' 난민촌에 도착한다. 
  13년 뒤, 네 사람은 미국 역사상 가장 거대한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을 통해 난민촌에서 벗어나 미국에 정착할 기회를 얻어 비행기에 오른다. 하지만 미국 공항에서 여동생 ‘아비탈’이 다른 주로 떠나며 그들은 예기치 못한 이별을 하게 된다. 슬픔에 잠긴 세 사람 앞에 픽업 나온 직업 상담사 ‘캐리’(리즈 위더스푼)가 나타나고, ‘마메르’(아놀드 오셍), ‘예레미아’(게르 두아니), ‘폴,’(엠마뉴엘 잘)은 그녀의 도움을 받아 낯선 미국 환경에 적응해 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타인에게 배타적이었던 ‘캐리’도 세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마음을 열고 그들을 돕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메르’는 케냐의 난민촌에서 온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된다.   영화 <뷰티풀 라이>는 평화롭던 마을이 순식간에 쑥대밭이 되고 무려 1265km라는 험난하고 혹독한 여정을 통해 난민 캠프에 도달하는 어린시절의 모습과 미국에 정착하여 미국의 문화에 적응하기 위한 난민 청년들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난민촌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얻는가 싶었던 마메르, 예레미야, 폴은 너무도 다른 문화, 문명, 생활방식으로 인해 이질감을 느끼고 고립되었다는 느낌을 받게된다. 그들은 이방인이라는 무력감과 여동생 아비탈과 떨어져야만 했다는 죄책감으로 미국이라는 큰 나라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캐리의 도움으로 아비탈과 재회하고, 마메르, 예레미야, 폴, 아비탈은 그 누구도 부술 수 없는 결속력으로 어린시절 생이별해야만 했던 '테오'를 찾아 나선다.   <뷰티풀 라이>는 실제 ‘잃어버린 아이들’을 캐스팅하여 그들이 겪었던 험난한 여정과 도전, 희망과 용기를 그리고 있다. 어린시절 군인들에게 소년병이 될 것을 강요받았던 성인 배우들부터 그 과정을 겪은 부모를 둔 아역배우들까지 유명 배우가 아닌 ‘잃어버린 아이들’과 연관성이 있는 이들이 대거 참여한 <뷰티풀 라이>는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로 영화의 진정성을 높인다. 
  영화는 저 멀리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등진 '잃어버린 아이들'을 다루지만 난민으로 전세계에 뿔뿔히 흩어지더라도 그들의 마음 속에 깊게 자리잡은 단단한 '결속력'으로 그들은 잃어버린 아이들이 아닌 '발견된 존재'라고 알려준다.
  멀리 떨어져 사는 곳이 다르더라도 '함께'라는 결속력, 그리고 작은 용기로 아름다운 기적을 만들어낸 수단의 ‘잃어버린 아이들’의 거짓말 같은 이야기 <뷰티풀 라이>는 감정의 과잉보다는 진솔하고 잔잔하게 와 닿는 감동으로 관객들의 가슴에 스며든다. 영화 <뷰티풀 라이>는 3월 26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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