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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규모와 스펙터클, 그러나 아쉬운 극적 긴장감. 영화 <드래곤 블레이드>

  • 입력 2015.03.05 01:12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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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 남궁선정 기자]
  명절연휴, 극장의 단골손님처럼 상영되던 성룡 영화가 명절이 아닌 시기에 개봉한다. 무려 7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을 투자하고, 성룡이 제작과 주연 1인 2역을 동시 소화한 영화 드래곤 블레이드(원제: 천장웅사(天將雄師;Dragon Blade))는 2000년전 로마 대제국과 동방의 경계였던 실크로드의 한 복판 '리검 왕국'이 있었다는 가상의 설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2000년 전, 거대한 모래폭풍이 휘몰아치는 혼란의 땅 실크로드. 평화 유지를 위해 그 곳을 지키는 '서역도호부'의 총사령관 후오안(성룡)은 어느 날 정교하게 짜여진 갑옷과 붉은 갈기가 장식된 투구를 쓴 채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무기와 전투 편대를 구축하고 있는 로마 군대와 맞닥뜨리게 된다.
   후오안은 로마 군대를 이끌고 있는 루시우스 장군(존 쿠삭)과 피할 수 없는 결투를 하게 되지만 각각 자국에서 반역죄의 누명을 쓰게 된 사연을 알게 되면서 서로에게 존경심과 우정을 느낀다. 한편, 반란을 주도하는 로마제국의 왕자 티베리우스(애드리언 브로디)는 루시우스 군대를 쫓아오고, 이들을 둘러싸고 닥쳐오는 위협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그리고 후오안과 루시우스는 조국과 명예를 위해 목숨을 건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게 된다. 
  영화 <드래곤 블레이드>는 스토리를 잠깐만 봐도 거대한 스케일과 스펙터클을 감지할 수 있다. 로마제국과 중국의 충돌, 거기에 실크로드 한 복판에 로마제국의 힘이 닿아있는 가상의 왕국이라니 얼마나 매력적인 스토리인가.
  하지만 영화는 어딘가 부족하다. 상영시간 내내 극적인 긴장감을 느낄 수 없고, 지루한 전개 또는 캐릭터가 조화롭게 녹아들지 못한 전개로 인해 관객으로서는 영화에 대한 매력을 느낄 수가 없다. 동료의 모함으로 옌먼관의 노예가 된 후오안은 그곳에서 다른 36개의 부족 사람들과 화합을 도모한다. 그리고 로마제국의 루시우스 장군과 그의 부대를 받아들인다. 후오안은 무장한 군인들에게 너무도 쉽게 성문을 열어준다!   후오안의 이런 행동이 과연 현실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나 영화는 줄곧 후오안의 '평화의지'를 내세운다. 실크로드에 거주하는 36개 부족의 화합을 위해 그는 싸움이 아닌 소통을 주장하고, 모든 분쟁의 중재자로 활약한다. 언뜻보면 매력적인 캐릭터이지만 안타깝게도 캐릭터에 대한 현실성을 관객에게 전달하는데에는 부족한 듯 싶다.
  전반적으로 영화는 오락적 재미가 떨어진다. 700억이 넘는 제작비, 중국 최고 배우와 할리우드 최고의 연기파 배우, 그리고 한류스타가 등장하는데도 영화의 재미는 한없이 반감된다. '리검 왕국'의 기원을 이야기하는 내러티브를 이끌어갈 감독과 제작자의 확고한 신념이 부족한 것이 이유라면 이유일까. 아니면 너무도 방대한 내러티브를 엮어나가야만 했던 감독의 연출역량의 부족탓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영화는 지루하고, 스펙터클의 묘미를 전혀 느낄 수 없는, 성룡의 영화라기엔 정말 안타까운 영화가 됐다. 더불어 한국관객들에게는 아직 불편한 유승준이 성룡의 부하로 등장해 관객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성룡 특유의 액션은 녹슬지 않았지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 부족하고, 캐릭터에 대한 설명부족은 영화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부족의 평화를 바라는 후오안의 노력은 눈물겹지만 그의 캐릭터를 부각시킬 수 있는 여타 설명이 관객들에게는 전해지지 않는다. 로마장군 루시우스와 합을 겨루며 서로에 대한 존중과 용맹함을 찬양하지만 과연 이런 구도가 관객들에게 울림을 준다거나, 후오안의 평화를 위한 노력이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줄지는 의문이다.
  실크로드 한 복판, 전쟁에 대한 정당성과 대의명분이 관객들에게 전달되지 못해 아쉬운 영화 <드래곤 블레이드>는 3월12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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