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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알프스로 스키휴가를 온 가족에게 일어난 웃픈 사건. 영화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

  • 입력 2015.03.04 00:51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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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 남궁선정]
  눈사태보다 흥미진진한 뒷이야기를 담은 영화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원제: (TURIST) Force Majeure)은 흥미롭다. 생소한 스웨덴 영화임에도 영화는 우리가 한번씩은 생각해봄직한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절체절명 생존이 위협받는 순간에 모든 책임을 떨구고 버릴 정도로 인간의 '생존 본능'은 강한가? 설사 안전을 책임질 수 없는 자신의 아이가 곁에 있더라도...
  영화는 평범한 4인 가족을 등장인물로 찰나의 선택으로 또는 찰나의 본능적인 행동으로 미묘하게 변해버리는 가족의 모습을 담는다. 늘 일에 쫓기는 남편 토마스(요하네스 바 쿤게)는 오랜만에 가족들과 휴가를 즐기기 위해 아내 에바(리사 로벤 콩슬리), 딸 베라(클라라 베테르그렌), 아들 해리(빈센트 베테르그렌)와 함께 알프스 산맥에 위치한 스키 리조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둘째 날, 그림같이 눈 덮인 야외 리조트 식당에서 함께 점심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산꼭대기에서 엄청난 양의 눈덩이가 쏟아져 내려오기 시작한다. 이것이 진짜 눈사태인지 아닌지 모두 혼란스러워하는 순간, 엄청난 굉음과 함께 식당으로 돌진하는 눈에 에바와 아이들은 공포에 휩싸여 토마스를 찾는다. 찰나의 순간 토마스는 본능적인 결정을 하게 되고, 그 결정은 한 가정의 가장인 그를 예상치 못한 위기로 몰고 간다.
  한 가족의 가장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 그리고 남편은 가족을 책임져야만 하는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다. 영화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은 그런 가장의 모습이 한 순간의 선택으로 뒤바뀌는 역설적인 상황을 관객들에게 제시한다.
  '일단 나먼저 살고보자'라는 무시무시한 생존 욕구는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의 책임 따위는 완전히 잊게 만든다. 사건의 순간을 모면한 토마스는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 돌아오지만 미묘하게 분위기가 바뀐 아내와 아이들의 모습에서 그는 점차 위축되어 간다.
  가장의 권위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고, 한번 무너지기 시작한 그를 향한 가족들의 믿음은 속절없이 무너져만 간다. 그리고 무너진 믿음은 좀처럼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한다. 아내는 남편을 믿을 수 없고, 아이들은 아빠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죽을 뻔했던 순간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아내는 남편이 호기롭게 그 사실을 인정하기를 바라지만, 남편은 가장으로서 그리고 허세가득한 남자로서 아내의 기억을 부정하고, 오직 남자로서의 허영을 채우기를 바란다. 하지만 방문한 친구커플 앞에서 실상이 낱낱이 밝혀지고 토마스는 폭풍같이 휘몰아 치는 감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그는 울음을 터뜨리고 아이처럼 울면서 감정을 토해낸다. 그는 '살고자 하는 본능' 앞에서 무너진 자신을 한없이 주체하지 못한다.
  영화 제목의 일부인 '포스 마쥬어(Force Majeure)'는 '불가항력'을 의미하는 말로, 인간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저항해 볼 수도 없는 힘을 뜻한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찰나의 순간, 이성으로도 통제하기 힘들었던 토마스의 생존 본능의 강력한 힘을 의미한다.
  영화는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 3 악장, ‘폭풍’의 과장된 음악과 소리없이 눈이 쌓이는 침묵의 대비로 미묘하게 변화하는 분위기를 표현한다. 강렬한 '생존 본능'을 탐구하는 루벤 외스트룬드 감독의 영화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은 3월 12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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