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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감정과 의식을 가지고 성장하는 로봇 '채피'. 영화 <채피>

  • 입력 2015.03.03 23:07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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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 남궁선정]
  다윈의 진화론대로라면 인간은 지금도 '진화 중'이다. 인간만 진화 중인 것이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식물과 동물도 진화 중이기에 먼 미래에는 지금의 모습이 아닌 다른 특성을 지닌 모습으로 진화할지도 모른다. 빠르게 발달하는 인간의 기술은 인간의 모습과 흡사한 새로운 생명체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휴머노이드에는 A.I(Artificial Intelligence)가 내장되어 인간이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으로 '진화'할지도 모른다.
  <디스트릭트 9>으로 신선한 충격을 준 닐 블롬캠프 감독의 새로운 영화 <채피>(원제: Chappie)는 인간을 대신해서 위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는 로봇경찰을 소재로 다룬다. 2016년, 매일 300건의 범죄가 폭주하는 요하네스버그에. 도시의 치안을 책임지는 세계 최초의 로봇 경찰 ‘스카우트’ 군단을 설계한 로봇 개발자 디온(데브 파텔)은 폐기된 스카우트 22호(샬토 코플리)에 고도의 인공지능을 탑재하여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성장하는 로봇 ‘채피’를 탄생시킨다.
    '채피'는 갱스터 욜란디(욜란디)와 닌자(닌자)가 거주하는 건물에서 책과 TV, 그리고 다른 사람에 의해 새로운 세상을 학습하고, 무서운 속도로 모든 지식을 흡수한다. 개발자 디온은 '채피'에게 적절한 언어를 사용하고 인간을 위협하는 나쁜 행동은 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욜린다는 모습이 남들과 달라도 내면이 중요하다는 것을 '채피'에게 가르쳐준다.
  한편, 진화하는 로봇에 맞서 인간의 힘으로 로봇을 통제하고 싶은 무기 '무스'의 개발자 빈센트(휴 잭맨)는 눈엣가시 ‘채피’를 제거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게 되고,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성장하던 ‘채피’는 어느새 사회안전망을 위협하는 대상으로 몰리게 되어 경찰에 쫓기게 된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채피'의 모습은 '스카우트'에서 버려진 모습으로 배터리가 있는 가슴부분은 폭약으로 늘어붙어서 교체불량에, 안테나 역할을 하는 귀도 부셔졌기에 디온이 테스터용이었던 주황색 귀를 달아주고, 이는 '채피'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된다. '채피'가 주변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느끼는 감정은 '채피'의 귀가 표현을 대신한다.
  영화 <채피>는 오시아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와 <기동경찰 패트레이버>를 떠올리게 한다. '스카우트' 군단의 로봇 디자인은 '패트레이버'의 외양과 비슷하다. 전체적으로 크기가 작은 '패트레이버' 형태처럼 느껴진다. 또한 영화의 큰 획을 차지하는 '의식'에 대한 관점은 이미 <공각기동대>에서 등장한 방식으로 의식을 지닌 존재인 인간은 '전뇌'를 통해 의식을 교환 또는 전송한다. 
  <채피>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로봇인 '채피'가 인간처럼 성장하고, 인간처럼 '의식'을 확립해서 의식을 다른 몸체에 전송한다는 확장된 이야기를 다룬다. 이는 '채피'가 죽음을 알게 되고, 인간처럼 죽음을 두려워하면서 계속 살아가고 싶은 다분히 '인간적인' 욕망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영화 <채피>는 관객들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유발한다. 왜 인간은 나쁜 짓을 거듭하며 남에게 해를 끼치는가... '채피'는 줄곧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한탕은 범죄야, 난 못해"라고 말하며 성숙치 못한 '의식'으로 남을 위협하거나 해를 끼치는 일이 범죄라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다. 영화는 오히려 성숙하지 못한 인간들이 인간사회를 망치는 나쁜존재로 그려진다. 그 대표가 휴 잭맨이 연기한 빈센트로, 빈센트는 군인 출신으로 로봇을 개발하지만, 이는 그가 전쟁놀음에 중독되어 군인으로서가 아닌, 대용품 로봇 '무스'로 잔인하게 인간들을 처벌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닐 블룸캠프 감독은 영화 <채피>를 통해 로봇이지만 '성숙한 의식'으로 성장해가는 '채피'를 통해 새로운 의식의 관점을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영화는 인간의식의 소멸로 정의되는 죽음이 물리적 죽음이라기 보다는 좀 더 고차원적인 의식의 차원으로 옮겨갈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감성으로 성장하는 로봇 ‘채피’와 진화를 통제하려는 인간의 대립을 독창적인 관점으로 이야기하는 닐 블룸캠프 감독의 영화 <채피>는 3월 12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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