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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무의식의 세계를 덤덤히 그려가는 영화 <꿈보다 해몽>

  • 입력 2015.02.05 00:24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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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남궁선정 기자] 
  이광국 감독의 <꿈보다 해몽>은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독특한 구성, 유쾌한 공감과 살가운 위로를 담는 영화로 이미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GV 무비꼴라쥬상,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독특한 색깔을 지닌 영화다.
  영화는 꿈자리가 사나운 여배우, 꿈을 좀 아는 형사와 꿈 꾸는 여배우의 남자친구, 이렇게 세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여전히 인기 없는 공연만 하고 있는 한 무명 여배우(신동미)가 오늘도 관객이 한 명도 들지 않은 공연장을 박차고 나온다. 외로운 마음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예전처럼 편하게 만날 수가 없다. 게다가 유명 배우로 성공한 옛 극단 동료는 오랜만에 전화해선 “꿈자리가 사나우니 조심해”라고 경고까지 한다. 
   무작정 향한 공원에서 홀로 외로운 마음을 달래던 여배우 앞에 문득 한 형사(유준상)가 나타난다. 형사는 근처에서 일어난 자살사건을 정리한 후 심란한 마음에 공원으로 나선 참이다. 어느덧 소주를 나눠 마시며 답답한 마음을 나누던 둘은 우연히 어젯밤 꿈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다. 언젠가부터 여배우의 꿈에 헤어진 남자친구(김강현)가 자꾸만 등장한다. 꿈같은 호시절을 함께 했던 둘은 그들에게 닥친 현실의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헤어졌다.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우리가 서로를 봐주면 된다며 그녀를 위로하던 남자친구는 잊혀지긴커녕 여전히 그녀의 꿈과 현실 사이에 머물러 있다. 꿈에 지친 그녀인데, 왜 자꾸 같은 꿈을 꾸는 걸까? 
  홍상수 감독의 조감독으로 <극장전>, <해변의 여인>,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하하>에서 현장경험을 쌓은 이광국 감독은 첫 장편 영화 <로맨스 조>(2012)로 세계 유수의 영화제 초청을 받아 연출실력을 인정받았다. 영화 <꿈보다 해몽>은 제목만큼이나 현실과 비현실,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넘나든다. 여배우를 중심으로 관객이 찾아오지 않는 극장에서 뛰쳐나와 형사를 만나지만 형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 자체가 현실인지 비현실인지 모호하다.    영화에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구분을 해주는 주요장치로 하얀 색 프라이드 차량과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들리는 매미소리가 관객들에게 꿈과 현실의 전환점을 알려주는 듯 하지만, 한 번 그 흐름을 놓쳐버리면 관객들 스스로가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영화에서 헤매게 된다.
  하지만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시계토끼처럼 등장하는 형사(유준상)는 여배우와 그녀의 남자친구와 이야기를 끝마칠 무렵 언제나 주머니 시계를 꺼내보며 꿈과 현실의 경계를 알려주기도 한다.  
  다양성 영화에 꾸준히 출연해 존재감을 발하는 유준상과 탄탄한 내공으로 여배우 역할을 훌륭히 소화환 신동미, 그리고 친근한 외모에 독특한 발성과 자신만의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받는 김강현, 영화는 이 세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다채롭게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꿈과 일상이 골목길처럼 이어지는 흥미로운 구성으로 ‘꿈과 현실’을 맛깔나게 버무린 독특하고도 유쾌한 영화 <꿈보다 해몽>은 2월1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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