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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끼칠 정도로 전율을 일으키는 배우들의 앙상블. 영화 <폭스캐처>

  • 입력 2015.01.27 23:33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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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포티>(2005), <머니볼>(2011)로 실화 소재 연출에 탁월한 감각을 보여온 베넷 밀로 감독은 그와 함께 작업한 배우드를 연이어 아카데이 시상식에 이름을 올리게 했다. <카포티>를 통해 제78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진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목소리, 몸짓, 말투까지 완벽하게 달라진 모습으로 모두를 경악케 했었다. 또한 <머니볼>의 주연을 맡은 브래드 피트는 이 역할로 생애 첫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 지명에 성공했다.
  베넷 밀러 감독의 배우 디렉팅은 금메달리스트를 살해한 억만장자 '존 듀폰' 사건의 전말을 다룬 <폭스캐처>로 2월 22일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에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포함, 감독상, 각본상, 분장상 등 주요 핵심 5개 부분에 후보를 올렸다.   <폭스캐처>는 미국의 유명한 가문의 상속자 존 듀폰이 레슬링 금메달리스티인 데이브 슐츠를 총으로 저격한 사건을 다룬다. 레슬링 선수 마크 슐츠(채닝 테이텀)는 금메달리스트이자 국민적 영웅인 친형 데이브 슐츠(마크 러팔로)의 후광에 가려 변변치 않은 삶을 살고 있다. 그런 그에게 미국 굴지 재벌가의 상속인인 존 듀폰(스티브 카렐)이 서울 올림픽을 준비하는 자신의 레슬링팀, ‘폭스캐처’에 합류해 달라고 제안한다. 선수로서 다시 없을 기회라고 생각한 마크는 생애 처음으로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폭스캐처 팀에 합류하고 존 듀폰을 코치이자 아버지처럼 따르며 훈련에 매진한다.
  하지만 기이한 성격을 지닌 존의 예측불가능한 행동으로 둘 사이에는 점차 균열이 생기고 존이 마크의 형인 데이브를 폭스캐처의 코치로 새롭게 초청하면서 세 사람은 전혀 예상치 못한 비극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각 실존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멋진 앙상블이 가장 눈에 들어온다. 레슬링에 뜻을 두고 있지만 언제나 형에 가려져 있는 마크는 말수도 적고, 사람들의 시선도 못 맞출만큼 어리숙하다. 마크의 형인 데이브는 동생이 금메달을 따고 본인도 금메달을 딸 수 있을 정도로 리더쉽과 동생을 어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채닝 테이텀과 마크 러팔로는 실제로 레슬링 선수 연기를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촬영 기간 함께 겪은 레슬링에 대한 어려움을 뛰어 넘어 서로를 'bro'라 부르고, 마지막 레슬링 장면을 촬여한 뒤에는 서로 부둥켜 안고 엉엉 울었다고 고백할 정도로 철저하게 레슬링 선수이자, 형과 동생을 연기한다.
  존 듀폰을 연기한 스티브 카렐은 매부리 코 분장으로 고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언제나 턱을 치켜들고, 눈을 내리깔아 사람들을 아래로 내려다보는 듯한 자세로 도도하고 까다로운 캐릭터 변신에 성공했다. 또한 스티브 카렐은 언제나 표정을 지우고 사람들로부터 영웅으로 추앙받기 위해 변덕스런 요구와 태도를 멈추지 않는 존 듀폰의 섬뜩한 모습마저 완벽하게 해낸다.    마크와는 달리 강한 의지와 신념을 가진 데이브가 번번히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여주지 않자 존은 극단적인 선택인지, 아니면 순간적인 감정의 발산인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데이브에게 총격을 가한다. 그리고 그는 2010년 감옥에서 자연사로 생을 마감한다.
  존이 데이브를 저격한 이유는 뚜렷하지 않다. 다만 영화의 전개상 미국 최대의 화학 재벌 '듀폰'가의 상속인인 존 듀폰이 어머니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했고, 레슬링이라는 스포츠로 어머니에게 인정받으려 했으나 어머니는 레슬링이 등급이 낮은 스포츠라 폄하했음을 보면 존의 콤플렉스는 극에 달했던 것으로 짐작할 수는 있을 정도다. 부잣집 아들인데도 어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존은 강박적으로 레슬링에 매달렸고, 레슬링에서 최고의 팀을 꾸려 '폭스캐처'를 자신의 뜻대로 하고 싶었지만 번번히 데이브의 반대에 부딪히곤 한다. 최고로 받들어지기를 원하고 그들의 지주이자 모든 것을 통제하는 지도자고 되고 싶었던 존은 심리적인 공허와 불안함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영화는 존, 마크, 데이브의 심리와 행동에 집중하는 연출방식으로 관객들이 오롯이 극의 흐름에 몰두, 이 실화를 좀 더 극적으로 목격하게 한다. 감독의 객관적인 관점 연출은 관객들이 인물에 집중하게 하고, 사건에 집중하게 만든다.
  실존 인물을 연기한 채닝 테이텀, 마크 러팔로, 스티블 카렐. 이 세 배우들의 멋진 앙상블 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영화 <폭스캐처>는 2월 5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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