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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에서 잃은 아들을 찾아 이역만리 먼 곳으로 떠난 아버지. 영화 <워터 디바이너>

  • 입력 2015.01.15 00:21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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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우드든, 우리나라든 바야흐로 영화계에서는 선 굵은 연기를 펼쳤던 배우들이 감독으로서 자신의 역량을 드높이고 있다. 안젤리나 졸리 감독의 <언브로큰>,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아메리칸 스나이퍼>, 그리고 하정우 감독의 <허삼관>이 국내 극장가에 개봉되어 연일 관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이에 장르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연기를 펼쳐 명실상부한 할리우드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한 러셀 크로우가 <워터 디바이너>를 통해 감독으로 첫발을 내딛는다. 기획 단계부터 영화에 직접 참여한 그는 영화의 시작이 된 편지 속 한 문장에 감명을 받아 갈리폴리 해안과 참호에 남아 있는 희생 군인들의 상실, 슬픔, 모험이 담긴 이야기에 주목하기 시작한 러셀 크로우는 오랜 배우 생활 동안 거장 감독들과 협업하며 쌓아온 작품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출연진들의 연기를 완벽히 지도했음은 물론, 특유의 카리스마와 재치로 현장을 이끌어냈다.   영화 <원터 디바이너>(원제: The Water Diviner)는 제1차 세계대전 갈리폴리 전투로 세 아들을 모두 잃은 코너(러셀 크로우)가 아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떠나는 힘든 여정을 그린다. 아내마저 비통함에 스스로 목숨을 끊자, 모든 것을 잃은 코너는 아들들의 시신을 찾아 호주에서 14,000km 떨어진 낯선 땅 터키로 향한다. 전운이 채 가시지 않은 적군의 땅 터키에 다다른 그는 적개심 가득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과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이셰(올가 쿠릴렌코)를 만나게 되고, 그들에게서 연민을 느끼기 시작한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아들의 시신을 찾아 나선 코너는 여전히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현장에서 적으로 싸웠던 터키군 소령(일마즈 에르도간)을 만나고 그로 인해 아들들의 생사에 대한 단서를 찾게 되는데…
  '원터 디바이너'란 3~4년씩 비가 오지 않는 호주의 척박한 환경에서 생명과 같은 물을 찾아내는 강인한 생명력과 통찰력을 지닌 사람을 일컫는 말로 영화명 <워터 디바이너>는 전쟁터로 떠나 보낸 아들을 찾아나선 아버지의 강인하고 숭고한 부정과 영화를 관통하는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화 <워터 디바이너>는 갈리폴리 전투에서 전사한 군인들의 유해 수습을 담당하던 대영 전쟁묘지 위원회(현 연합군인묘지위원회) 소속 '시릴 휴즈' 중령의 묘지에서 발견된 한 장의 편지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영화는 아들들의 시신을 찾아 나선 한 남자의 모험담에서 시작하지만 보다 넓은 시각에서 전쟁과 그 여파까지 담아내고 있으며 갈리폴리 전투를 '타인과 자신에 대한 용서'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러셀 크로우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어느 한 쪽을 피해자로 그리거나 악역으로 표현하지 않고 모두가 희생자인 상황을 묘사하고자 했다. 연합군의 이야기가 아닌 터키군의 시점에서 출발하는 이 영화는 연합군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겁에 질린 모습의 터키군 참전 용사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이를 통해 전쟁의 경험은 양쪽 군인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긴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으며, 그 당시 젊은이들이 어떤 심정으로 전쟁에 참전했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다만 영화는 너무 뻔한 클리셰들로 관객들을 난감하게 만들기도 한다. 호텔에서 일하는 아이셰와 핑크빛 무드가 조성되고, 터키의 유명한 술탄 아흐메트 사원(블루 모스크)은 스토리 전개상 중요치도 않은데 터키가 배경이라는 이유로 숭고하게(서양인들의 관점에서) 등장한다. 감독으로서 러셀 크로우는 아직 능숙한 연출을 선보이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감독이 전쟁을 바라보는 관점과 전쟁으로 인해 고통을 겪어야했던 사람들을 향한 관심있는 시선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일으킨다.
  제1차 세계대전의 참혹했던 한 전투로 실종된 세 아들을 찾기 위해 머나먼 땅 터키까지 홀로 떠나온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러셀 크로우 감독의 <워터 디바이너>는 1월 28일 국내 개봉을 기념하여 러셀 크로우가 내한해 한국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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