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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일상'의 공포로 물들일 영화 <연가시>

  • 입력 2012.06.27 23:52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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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다보면 '일상'의 공포가 가장 무서운 법이다. 길을 가다가 넘어져서 골절을 당할 수도 있고, 욕실에서 미끄러져서 크게 다칠 수도 있다. '일상'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고가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두려움의 대상이다. 거대 괴수, 외계인, 또는 미지의 존재에 의한 공격이 아닌 일상에서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존재에 의해 위험이 발생하고,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는 소재를 다룬 영화 <연가시>는 참으로 영리하다.
  
  영화 <연가시>는 단순히 줄거리만 읽으면 변종 연가시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출현으로 인해 하천과 4대 강 지류에 시체가 떠오르는 재난영화라고 인식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들여다보면 외국의 거대자본(투기자본)과 인간의 추악한 욕망이 결합되어 엄청난 재앙을 불러왔다는, 실로 발생할 수도 있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또한 <연가시>의 소재는 거대 제약회사가 지구에 창궐하는 전염병을 통제하고 있다는 음모 아닌 음모설로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 그 음모란 H1N1(신종플루)이나 H5N1(조류독감)의 발병 배후에는 외국 거대 자본의 제약회사가 있다는 설이다.

 
  이 거대한 음모에 정부는 무능력하고, 내막을 밝히는 일에 참여하는 일단의 전문가와 관계당국도 무능력하다. 제약회사의 영업사원(김명민)과 일개 형사(김동완), 그리고 한명의 보건 연구원(이하늬)이 사건의 내막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변종 기생충에 가족들이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고 약을 구하기 위해, 가족을 살리기 위해 가장은 달리고 또 달린다.
 
   가족을 살리려는 김명민의 절박한 연기와 아내로서, 엄마로서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는 유약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강한 여성을 연기한 문정희의 심지 굳은 연기는 관객들에게 설득력을 전달해준다. 온 몸으로 사투를 벌이는 김명민의 연기는 뛰어나다. 가끔 인류애를 과도하게 발휘해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긴장감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일개 연구원이 정부 고위 관료와 전화통화를 하며 정부의 처사에 불평을 토하는 장면들은 이해하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종 기생충의 출현이라는 소재를 다룬 박정우 감독의 영화 <연가시>는 관객들에게 '일상'의 공포를 줄 수 있을 정도로 설득력이 있다. 개봉 중인 국산 코미디 영화의 부진 속에 7월 5일 개봉하는 <연가시>는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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