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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실의 옷을 만드는 사람들의 대결. 영화 <상의원>

  • 입력 2014.12.10 00:32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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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사용설명서>(2012)로 재기발랄한 데뷔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충무로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원석 감독의 조선최초 궁중의상극 <상의원>은 조선시대 임금과 왕족을 비롯한 왕실의 의복과 재물을 제작, 공급, 관리하는 '상의원'을 배경으로 '옷'과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
  30년 동안 왕실의 옷을 지어온 상의원의 어침장 조돌석(한석규)은 이제 6개월만 채우면 곧 양반이 된다.어느 날 왕의 면복을 손보던 왕비(박신혜)와 그녀의 시종들은 실수로 면복을 불태우게 된다. 궐 밖에서 옷 잘 짓기로 소문난 이공진(고수)은 급하게 옷 짓는 사람이 필요했던 왕비의 청으로 입궐하여 하루 만에 완벽하게 왕의 옷을 지어 올린다.    돌석은 처음에는 기생들의 옷이나 만드는 천한 사내라고 생각하며 공진을 무시하나 자신을 곧잘 따르는 공진에게 점차 마음을 열게 되고, 그의 천재성에 묘한 질투심도 느낀다. 왕(유연석)과 왕비를 사로잡은 공진의 옷들은 조선 전체의 유행을 일으키는 한 편, 청나라 사신을 위한 대형 진연을 앞두고 모두들 자신의 운명을 바꿀 최고의 옷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영화 <상의원>은 그간 사극에서 다뤄왔던 내용과는 달리 상의원 어침장 조돌석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왕실의 옷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가지는 자긍심과 뛰어난 안목으로 여인들의 아름다운 옷맵시를 살려주는 공진의 천재성을 대립각으로 내세운다. 왕과 왕비, 궁궐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의 옷이 어침장 조돌석의 손에서 태어나는데 어느 순간 그는 젊음이라는 기막힌 안목으로 새로운 옷들을 선보이는 공진에게 질투심을 느낀다.    그리고 왕은 형이었던 선왕이 승하하자 모든 것을 소유할 수 있는 지위에 오르지만 후궁 출신이었던 어머니로부터 태어났다는 출신에 대한 뿌리깊은 콤플렉스로 불안해한다. 병판과 영상은 사사건건 중전의 폐위를 거론하고 왕을 넌지시 무시하며 음흉한 마음을 품고 있어 왕은 언제나 자신의 지위에 대해 불안해한다. 왕비 또한 중전으로 간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첫날밤부터 왕에게 버림받아 후사를 출산할 수 없다는 불안감과 '반쪽짜리 왕비'라는 자신의 처지에 비참해하고, 왕으로부터 사랑을 갈구한다.
  왕과 왕비, 그리고 그들의 옷을 만드는 어침장 조돌석과 디자이너인 공진. 이 네명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자신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있다. 이들은 '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의 약함을 가리고,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신분에 들어맞는 '옷'을 입기 위해 애를 쓴다. 왕과 왕비는 남들이 입지 못했던 화려함과 위엄을 갖춘 옷으로, 조돌석과 공진은 왕과 왕비의 옷에 자신의 이름을 새길 정도로 '옷'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영화 <상의원>은 제목에 걸맞게 화려한 조선시대 의복으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의상 제작비만 제작비의 15%에 달할 정도로 영화는 의상에 힘을 쏟았다. 한복 전문가들이 제작한 의상이 총 1000여벌로 제작에 동원된 전문가만도 50여명에 달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청나라 사신을 맞이해 벌이는 '진연' 장면에서 왕비가 착용한 의상이 49kg에 이를 정도로 왕비의 의상에는 기품이 있으면서도 우아하고 화려한 예복을 선보여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다만 영화는 너무 화려한 궁중예복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조화롭지 못하다. '상의원'이라는 곳을 배경으로 옷을 통해 각자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싶었던 네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 <상의원>은 12월 24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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